농가 AI 방역지침 철저히 지켜야
농가 AI 방역지침 철저히 지켜야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6.11.27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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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갈수록 감염 의심 신고 농가가 늘어 살처분되는 가금류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이번 AI는 국내에서 처음 나타난 H5N6유형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이 바이러스에 사람이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있어 걱정이 크다.

지난 17일 첫 AI 확진 농가가 나온 이후 27일까지 감염 의심 농가가 45곳에 이른다. 이미 보호지역(발생농가 3㎞이내) 방역대는 무너졌고 예찰지역(발생농가 10㎞이내)도 위협받고 있다.

이 일대에서는 벌써 닭과 오리 63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이 같은 확산세라면 앞으로도 상당수의 닭과 오리를 살처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에서도 AI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확산하지는 않고 있다. 도내에서 가금류를 가장 많이 사육하고 있는 진천까지 확산한 것은 우려할 만하다.

충북에서 가금류를 가장 많이 사육하고 있는 곳이 음성과 진천이다. 그중에서도 매년 AI가 창궐할 때마다 맹동면은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지역에 이름을 올린다.

도내 161개 오리 농가의 절반 정도인 77개 농가가 이곳에 몰려 있다. 사육밀도 역시 전남 나주, 영암과 더불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원래 맹동면은 수박 재배 농가가 많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농민 연령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덜 힘들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오리 농장으로 전환하는 농가가 급증했다.

수박 비닐하우스가 있던 자리를 대신한 오리 농장은 AI 방역에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논에 떨어진 낱알을 먹으러 날아오는 철새와 접촉 가능성이 커졌다.

AI에 감염된 철새가 섞여 있으며 주변 오리농장으로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농장주가 2~3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점도 전파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맹동면 일대는 특정 성씨 집성촌인 점도 AI 확산이 잦은 이유로 꼽힌다. 오리 농가 중 상당수가 친인척 관계에 있다 보니 왕래가 잦아 역학상 교차 오염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음성과 인접한 진천군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2년 전 AI로 180만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하면서 가금류 축산기반이 초토화된 경험이 있어서다. 농민들은 하루하루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진천 역시 음성과 마찬가지로 가금류 사육농장이 밀집해 있다. 지역에 도축장이 있고, 오리를 납품하는 계열화 농장이 대거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진천 광혜원면에는 도축시설인 주원 산오리와 오리스가 있다. 음성 대소면에도 모란식품이 있다.

오리를 도축, 고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이들 공장이 1980~1990년대 각각 들어서면서 오리를 납품하는 계열화 농장이 그 주변에 대거 들어서게 됐다.

음성과 진천 곳곳에서 의심 신고가 들어오고 있지만 아직은 10㎞ 방역대를 넘지 않았다. 바이러스가 강하고 폐사율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인적 교류나 오리 분양 등 역학관계를 찾을 수 없는 농장에서도 AI가 발생하고 있어 긴장감이 높다. 농가의 방역지침 준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농가들은 농장 소독은 물론 야생조류 접근을 차단하는 방역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 방역 당국의 이동제한 조치에도 적극 따르는 방법밖에는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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