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과 개선
반성과 개선
  • 공진희 기자
  • 승인 2016.11.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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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공진희

“ … 반면 일부 군정이 소홀하거나 미흡한 점에 대하여는 반성하고 개선하겠습니다.”

송기섭 진천군수의 시정연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송군수는 지난 21일 제225회 진천군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2017년 예산편성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하면서 기존 성과위주의 연설방식에서 탈피해 각종 사업 추진 시 일부 소홀하고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감사원 및 정부합동감사에서 장사시설운영의 부적정성 등으로 교부세 감액 페널티를 받은 건, 지방세 체납액 과다 및 기준인건비 초과에 따른 재정적 불이익과 여러 사업에 대한 분산 소액투자로 주민불편과 민원을 초래한 일 등에 대해 소상히 밝히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한 개선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군민에 대한 친절행정이 미약하다는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여 친절도 및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시정연설은 예산편성과 관련된 경제·재정에 관한 정책적 사항 뿐만 아니라 군정 운영에 대한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대부분의 자치단체는 군정 성과 및 수상실적 등을 홍보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관례에 비춰볼 때 행정 추진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한 진솔한 평가와 반성을 통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방향을 제시한 송군수의 시정연설이 군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2014년 11월 세계일보는“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이자 최태민 목사의 사위인 정윤회 씨가 `문고리 권력 3인방'을 포함한 청와대 안팎 인사 10명을 통해 각종 인사개입과 국정농단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정윤회 문건' 보도 당시 세계일보 사장이었던 조한규 전 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윤회 문건 보도 후 후속 보도도 준비하고 있었다”며 “세계일보 사장에서 물러나지 않았다면 `최순실 게이트'로 판이 넘어갔을 것이다. 그때 제대로 비선 문제가 정리됐다면 오늘의 불행한 사건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들이 공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미흡하거나 소홀한 부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개인의 허물에 의한 것일 수도, 시스템의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인정하고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장 눈앞의 질책이 두려워 이를 숨기려했다가는 자칫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

자신에게 화살로 돌아올 수도 있는 사안을 민낯 그대로 드러내며 `반성과 개선'을 약속한 송기섭 군수의 신선한 시도가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져 있는 이때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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