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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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1.0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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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새해를 맞이하며
김 훈 일 <초중성당 주임신부>

고대 그리스의 올림포스 신전에는 시간의 신 크로노스의 신상이 있었다. 이 신상은 벌거숭이 젊은이가 달리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발에는 날개가 있고. 오른손에는 날카로운 칼이 들려 있으며. 이마에는 곱슬 곱슬한 머리카락이 늘어뜨려져 있지만. 뒷머리와 목덜미는 민숭민숭한 모습이었다. 기괴한 모습이 우스꽝스럽지만. 그 아래에 시인 포세이디프가 노래한 것을 읽으면 우리는 엄숙해 질 수밖에 없다.

시간은 쉼 없이 달려야 하니 발에 날개가 있고.

시간은 창 끝보다 날카롭기에 오른손에 칼을 잡았고.

시간은 만나는 사람이 잡을 수 있도록 앞이마에 머리칼이 있으나.

그러나 시간은 지난 후에는 누구도 잡을 수 없도록 뒷 머리칼이 없다. -시인 포세이디프 作-

시간은 인간의 소유가 아니라 하느님의 섭리이다. 시간은 인간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서 움직인다. 그러니 2007년 한해를 다시 선물 받은 우리는 하느님께 감사해야 한다. 이 시간이 소중하게 계획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도우심이 필요하다. 그 도우심은 진실한 마음으로 겸손하게 청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우선 어렵고 힘들 때 도움을 주신 고마운 분들을 눈을 감고 마음으로 새기자. 받은 사랑과 남겨진 상처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반추해 보자. 지나간 것들 중에 버릴 것은 버리고. 가질 수 있는 것을 희망하자. 누구든지 나에게 고통을 주고 아픔을 준이가 있다면 다 용서하자. 이제 더 이상 과거에 연연하고 아쉬워하고 거기에 집착하지 말자. 환경에 따라서 흔들리는 나의 의지를 하느님께서 붙잡아 주기를 청하자. 머리로만 이해하지 말고 가슴이로 이해하는 습관을 기르자. 날마다 내안의 죄와 잘못을 성찰하고 선한 마음을 일깨우자. 욕망으로 살지 말고 사랑과 이해로 살아가자. 주어진 일이라면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 할지라도 최선을 다하자.

늘 하느님께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나의 시간이 소중하면 다름 사람의 시간은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시간은 많은 시간을 가졌다고 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한 순간이라도 소중하게 사용할 때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이다. 올 해도 우리는 많은 계획을 세울 것이다. 그리고 희망할 것이다. 그 시간들 중에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이웃을 위해서 사용하는 시간일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사용하는 시간. 친구와 이웃을 위해서 사용하는 시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하는 시간이다. 하느님도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당신의 시간을 나누어 주신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하느님의 시간을 소중하게 살아가려 노력한다면 우리 사회와 역사와 문화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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