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심부름
60대 심부름
  • 정종학<전 진천군 초평면장>
  • 승인 2016.11.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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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정종학

불타는 청년시절 사회 첫 길목에 들어설 때 마을의 진입로와 골목 등의 새마을 사업을 주민의 봉사로 추진했다.

절제된 직장에서 은퇴하고 또 다시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해가는데 심부름은 변하지 않았다.

사람은 하는 일에 따라 `꾼'과 `쟁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꾼'은 머리나 입으로 일하는 사람이요, `쟁이'는 손·발·몸뚱이로 일하는 사람이다.

직장인들 대부분 남의 힘을 입으로 부리는 심부름꾼의 지위에서 은퇴하고 있다.

`2015년 농림어업 통계' 결과에 의하면 이 분야에 종사하는 인구가 292만 여명으로 내려갔다.

1인 내지 2인 가구 비중은 70퍼센트에 육박했다. 농가의 60세 이상 인구비중은 50퍼센트를 넘어섰다.

지금 농촌은 50대가 가장 젊은 축에 속하며 갈수록 쓸쓸해지고 있다. 통상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고 있다.

평균수명이 높아지면서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로 고민이 시작되고 있다.

지금의 현실은 50대 젊은이, 60대 심부름, 70대 어르신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다.

요즘 60대는 마을회관이나 노인복지관을 기피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동네 노인회 총무직 강요에 오죽하면 노인회관을 가지 않는 조건부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마을규칙에 순환의 회갑이 지나면 노인회에 동참한다.

그래도 함께 어울리지 않으려는 추세다.

또한 지방의 신중년층에서 생활체육으로 게이트볼, 그라운드 골프 등을 즐기고 있다.

그 동호인들이 최근에 은퇴한 분들을 반갑게 러브콜하고 있다.

그곳에 입단하면 총무로 지명하거나 심부름쟁이로 길들이고 있어 선뜻 다가서지 않는다.

청년시절 봉사활동할 때 어르신들의 잔심부름은 쉴 틈을 주며 칭찬해주기 때문에 싫지 않았다.

은퇴하니까 집안에서는 어르신으로 예우를 받고 있다.

하지만 사회 공동체에서는 엉아들이 심부름을 시키고 있다.

인생선배 분들도 이러한 과정을 밟아왔다고 생각한다.

어르신의 기준이 달라져도 인생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아무리 화려한 경력도 퇴색하기 마련이고, 새로운 인간관계는 벼락치기가 안 된다.

사회 공동체에 먼저 다가서 어울려야 한다.

나이 들수록 좀 더 베풀고, 좀 더 참으며 내면을 다듬고 외면을 가꾸어야 좀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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