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왜 이러나
충북도 왜 이러나
  • 임성재<시민기자·칼럼리스트>
  • 승인 2016.11.1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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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 임성재

지역 언론들의 보도에 의하면 충북도의회 신축청사 건립계획이 행자부에서 제동이 걸렸다. 충북도가 도의회 독립청사를 신축하겠다며 행자부에 승인요청을 한 모양인데 행자부가 투자승인을 보류하고 재검토를 요구했다. 도의회 신청사 건립사업을 중기 지방재정계획에 반영할 것, 리모델링을 우선 검토할 것, 도민 의견을 수렴할 것 등을 요구한 것이다.

이 기사를 보면서 이상한 점은 충북도의회 청사는 전면신축계획이 없었는데 언제 신축으로 바꿨느냐는 것이다. 충북도의 갈지자 행보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 해 11월 18일에 이 난에 실렸던 칼럼 일부를 그대로 인용한다.

「지난(2015년) 4월 충청북도교육청으로부터 옛 중앙초등학교 부지를 매입한 후 충청북도와 도의회는 그 활용방안을 놓고 대립해왔다. …급기야 충청북도는 도민의 뜻을 묻겠다며 충북발전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했고 지난달에는 공청회까지 개최하였다. 그 자리에서 발표된 도민여론조사 결과는 도청사와 도의회가 포함된 행정타운 조성이 가장 높게 나왔고, 그다음으로는 도청의 제2청사로 활용하는 방안을 선호했다. …여론조사와 공청회의 결과는 완벽하게 충청북도가 원하는 방향대로였다. 그런데 갑자기 옛 중앙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하여 충청북도의회 독립청사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도청 제2청사로 활용하겠다며 도민여론조사까지 주도했던 충청북도가 여론조사와 공청회의 결과를 뒤집어버린 것이다. 그것도 이시종 지사가 스스로 도의회 독립청사로 써달라고 제안하며 중앙초등학교 리모델링 예산으로 155억 원을 책정하고 우선 내년도 예산에 85억 원을 배정했다고 하니 아주 우스운 꼴이 되어버렸다.」 (2015년 11월 18일자 칼럼)

분명 중앙초등하교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일부 신축으로 결론이 난 도의회 청사문제가 언제 예산이 430억 원이나 드는 전면신축으로 바뀐 것인지 알 수 없다. 어떻게 정당한 행정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도민여론조사까지 시행했던 도의회 청사건립문제를 도민의 뜻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전면신축으로 결정한 것인지 충북도는 답해야한다. 도지사가 제안하고 도의회가 눈감으면 수백억 원의 예산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말인가? 이것이야말로 불통·밀실행정이며 짬짜미 행정이다. 행자부가 이 계획을 보류하면서 `리모델링을 우선 검토할 것'과 `도민 의견을 수렴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만으로도 충북도의 무모한 행정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충북도와 도의회 간의 짬짜미는 이번만이 아니다. 멀리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지난 무예마스터십대회 때 예산 전액을 삭감했던 도의회가 슬그머니 예산을 증액해 준 것은 도의원들의 재량사업비와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쌈짓돈', `선심성예산'으로 지탄받아온 지방의원 재량사업비는 정부의 폐지권고에 따라 거의 모든 자치단체에서는 이미 폐지했다. 충북도의회도 2014년에 집행부에 편성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충북도 또한 도의원 재량사업비를 반영하지 않은 2015년 예산안을 충북도의회에 제출했었다. 그런데 지역 언론에 따르면 충북도와 도의회가 도지사의 특별조정교부금(재량사업비 또는 시책사업비) 일부를 도의원들이 건의한 현안사업에 쪼개주는 방식으로 예산 편성을 추진했다고 한다. 이는 명백한 `재량사업비'의 부활로 도민을 기만한 것이다.

충북도의 불통행정은 또 있다. 많은 도민이 실패한 행사라고 규정하고 있는 무예마스터십 대회를 제1회 올림픽과 비교하여 참가국가와 참가선수가 많다느니, 평창동계올림픽에 비해 예산이 턱도 없이 적다느니, 무예마스터십 대회는 시민을 위한 축제행사가 아니라 참가선수를 위한 대회라느니 등의 이해 못 할 논리를 들이대며 성공한 대회라고 끝까지 우기고 있으니 말이다.

충북도의 열린 행정, 도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행정을 요구한다. 좋은 생각과 훌륭한 정책이 아무리 많이 있어도 도민의 공감과 호응을 얻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구슬이 서 말 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을 새겨볼 때다.

* 이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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