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신화 속의 마늘
단군신화 속의 마늘
  • 우래제<청주 원봉중학교>
  • 승인 2016.11.1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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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 우래제

가을인 듯 갑자기 찾아오는 겨울. 이제 텃밭에 마늘을 심어야 할 때이다. 내 고향 회인 특산물 중의 하나가 마늘이었다. 장날이면 산더미처럼 마늘이 쌓였고 이 마늘이 운반되고 남은 자리에 떨어져 나온 마늘 통은 어린 아이들 차지였다.

장마당에 떨어진 마늘 몇 통 주워다 아이스께끼와 바꾸어 먹는 재미에 어린애들은 5일장을 기다리곤 하였던 기억이 난다. 가끔씩 아이스께끼 통을 메고 시골 동네를 찾아온 장수도 제일 좋아하는 것이 현금보다 마늘이었다.

마늘은 언제부터 어떻게 인간생활에 이용되었을까? 마늘은 단군신화에서도 나오듯이 아주 오래된 먹거리였다. 마늘의 역사와 마늘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자.

마늘은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백합과 식물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기원전 2500년 전 만들어진 고대 이집트 쿠프왕의 피라미드 벽면에 새겨진 기록에 의하면 피라미드 건설 노동자들에게 마늘을 먹였다고 한다. 왕의 무덤에 마늘을 넣기도 하였고, 오늘날 기독교인이 성경을 두고 맹세하듯이 마늘에 대해 맹세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단군신화에도 쑥과 마늘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아주 오래전부터 마늘을 이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마늘은 크게 한지형과 난지형으로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한지형은 육쪽마늘로 우리나라 내륙 및 고위도지방에서 가꾸는 품종으로 늦가을에 심는다. 뿌리만 내린 상태에서 싹이 나지 않고 겨울을 넘긴 뒤 봄에 생장한다. 난지형보다 저장성이 좋고 향이 강하여 김장용으로 많이 쓰인다. 한지형 품종으로는 서산, 의성, 삼척의 재래종이 있고, 단양마늘이 대표적인 한지형 마늘이다.

난지형은 마늘 쪽수가 많고, 늦여름이나 가을에 심어 뿌리와 싹이 어느 정도 자라나서 겨울을 지내고 한지형보다 일찍 수확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지형보다 아린 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난지형 중에 스페인산 조생종(대서마늘)은 남부 일부 지방에서 재배하고, 홍콩에서 수입한 남도마늘은 8~9월에 파종해 5월경에 수확한다. 굵고 쪽수가 많으나 저장성이 낮아 장아찌용으로 많이 쓰인다.

이모작으로 벼나 콩을 수확하고 심을 수 있는 한지형 마늘은 한해 중 가장 늦게 심을 수 있는 작물이다. 옥수수 한 알을 심으면 수백 알의 옥수를 얻을 수 있지만, 마늘은 한쪽을 심어 여섯 쪽을 얻는 작물이다.

그것도 농사가 잘되었을 때 이야기이니 참 생산성이 떨어지는 작물이다. 이에 사 먹는 것이 싸다고 불평하는 집 사람의 말을 못 들은 척, 예전에 인기 있던 회인 마늘의 명성을 이어 보겠다는 속마음은 숨긴 채, 육 쪽 마늘 몇 접을 구해서 심었다. 처음 시도하는 마늘 농사 잘 자라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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