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예마스터십 가치 바로 알고 제대로 키워야
세계무예마스터십 가치 바로 알고 제대로 키워야
  • 김기원<편집위원>
  • 승인 2016.11.1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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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전가의 보도처럼 쓰는 이벤트엔 크게 2가지 종류가 있다.

박람회·엑스포·비엔날레·농특산품축제 같은 산업·문화축제와 올림픽·아시안게임·월드컵축구 같은 스포츠축제가 바로 그것이다.

둘 다 개최지의 브랜드 확장ㆍ경제발전 견인·관광객 유치라는 3마리 토끼를 잡기 위함이나 산업·문화축제는 경제 활성화와 문화융성에 방점이 있고, 스포츠축제는 지역브랜드 제고와 주민자긍심 고취에 방점이 있다.

따라서 산업·문화축제는 외지인 방문자 수·입장수입과 지역농특산품 판매실적·고용창출 효과 등 투자대비 승수효과로 성·패를 가르고, 스포츠축제는 참가국 수·참가선수규모·개·폐막식과 대회운영 수준 등으로 성·패를 평가한다.

지난 9월에 개최한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나 `청주공예비엔날레' 같은 산업·문화축제가 아니라, 충북이라는 지역브랜드를 세계 속에 확장하고 무예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스포츠제전이다. 속된 말로 돈 벌기 위한 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가치를 사는 투자사업이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유ㆍ무형의 자산이 창출되고 축적되는 축제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있는 대회가 아니라 대박을 예비하는 마중물 대회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무예마스터십은 올림픽 종목에 들지 못한 각종 무예종목의 고수들이 국가의 명예를 걸고 진검승부를 벌이는 무예올림픽이다. 외교채널도 없는 지방정부 충북이 창설한 첫 대회에 세계 81개국 1,940명의 선수가 참가했고, 성공리에 치러 스포츠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대회가 되었다.

그것도 올림픽 개막식 예산보다도 적은 고작 81억 원의 예산과 작은 조직으로 해냈다. 그 예산도 3억 원 정도만 심판과 임원 등의 항공비로 쓰였을 뿐 나머지는 숙식비와 대회운영비 등으로 모두 지역에 환류되었다. 지역축제 때 입장권으로 농산품을 사거나 음식을 사먹을 수 있게 한 거와 진배없다.

물론 마스터십이란 도민들이 쉬 납득하지 못하는 대회명칭 사용과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한 점 등 아쉬운 점이 없진 않다.

하지만 걸음마 단계인 전인미답의 1회 대회를 기대 이상으로 잘 치렀다는 찬사를 세계 유수의 선수와 임원들로부터 받았을 뿐만 아니라, 충북이 무예올림픽의 발상지며 메카가 되는 엄청난 기득권을 창출해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한 첫 올림픽에 13개국 280명의 선수가 참가한 것에 비하면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초라하게 시작한 올림픽이 220여 개국이 넘는 나라가 참가하는 지구촌 최대축제로 자리 매김 되었듯이 무예마스터십도 그리될 수 있다.

그리스 아테네가 1회 대회를 개최했다는 이유만으로 올림픽 종주도시로 대접받고 있듯이, 충북도도 국제사회로부터 무예마스터십 종주도로 대접받을 수 있다. 그 가능성을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에서 충분히 확인했기 때문이다.

관건은 대회의 지속 여부다. 아무리 좋은 축제라도 도의회와 도민들의 성원과 격려가 없으면 사상누각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무예마스터십의 가치를 공유하고 제대로 키워서 올림픽 때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성화를 채화하듯, 무예올림픽 때마다 청주 상당산성에서 성화를 채화하는 영광을 대대손손 누리게 해야 한다. 그 가슴 벅찬 꿈이 현실이 되도록 충북도는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심화 발전시킬 당위와 책무가 있다.

고무적인 것은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가 결성되어 대회를 보다 체계적으로 영속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었고, 외교부로부터 민간공공외교의 모범사례로 인정받아 내년부터 국비 10억 원을 WMC 운영비로 지원받게 되어 추진에 날개를 달았으니 잘하리라 기대한다.

모름지기 불굴의 정신과 도전으로 내공을 쌓는 무예처럼 추진하라. 충북을 빛내고 후대를 살찌우는 무예올림픽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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