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나는 …
내일의 나는 …
  • 민은숙<괴산 동인초 사서교사>
  • 승인 2016.11.1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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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 민은숙

사서교사로 근무하면서, 될 수 있으면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고, 다양한 주제 분야의 책들을 구입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관심이 가는 작가,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작가 선생님의 경우는 신간이 나오면 최우선순위로 구입을 하게 되는 편이다.

이번에 소개할 이 책이 그런 책 중의 하나다.

책 읽기 싫어하는 남자 아이들에게 권하면 “재미있다”, “이거 말고 다른 책은 없어요?”라고 말을 듣는 작가이다. 책 읽기를 귀찮아하는 남자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한 번 읽기를 권하고 싶다.

미야니시 다쓰야의 `내일의 나는…' (예림당)이다.

책을 보고는 요새 책 같지 않은 색감에 놀라게 된다.

주황이 주로 쓰였고, 그림도 그냥 어린 남자 아이 특유의 그림이다. 뭔가 묘한 느낌의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권해주면 남자 아이들도 `뭐야, 내가 그려도 이거보다는 낫겠어요'하며 집어드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냥 동네 형이 쓱쓱 그린 연습장을 읽는 느낌이랄까.

아이들이 은근 좋아하는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를 보고 팬이 된 아이들이 많다. 남자 아이들의 우상인 공룡과 울트라맨이 주인공인 책이 많다. 묘하게도 이 작가는 그림만 보고 `뭐야. 시시할 거 같아'하고 읽기 시작하다가 독특한 이야기 구성으로 결국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든다. 스토리가 조금 특이하달까. 책 읽기 싫어하는 남자애들에게 추천해주는 책 중 하나기도 하다.

앞장은 아이들이 혼자 하기 어려운 것. 예를 들면 `나는 햄버거가 정말 좋다. 그치만 피망과 당근은 싫어. 그렇지만 내일의 나는…'으로 이어지는 뒷장은 `피망을 우적우적, 당근을 오독오독, 맛있다. 맛있어!'로 이어지는 구조다.

아이의 현재 습관을 보여주고, 내일의 나는 긍정적인 습관을 가진 아이가 될 거야. 라고 말하는 패턴이다. 어린이 책의 반복적인 패턴이 반복된다. 그런데도 아이를 잘 관찰하지 않으면 모를, 어린 시기에 아직 못하는 일들이 아이 눈높이에서 나와 있다. 뒷장을 통해 좋은 교정 습관을 알려 줘서 아이들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해서 좋은 책이다. 마지막의 귀여운 반전도 재미있다.

실제 작가는 아이를 네 명이나 키웠다고 한다. 그저 존경스러울 뿐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정말 아이들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주 읽어주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아 답답해질 때마다 읽게 되는 책이다. 아, 아직 이런 걸 잘 못하지. 이해해야겠다. 하고 반성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 작가의 책 중에 제일 유명한 책은 `고 녀석 맛있겠다'시리즈이긴 하다. 이 이야기도 방심하고 읽다가 나중에는 눈물 찔끔 흘리면서 읽어 준 기억이 있는 책이다. 그림 보고 재밌겠다 생각하고 만만히 생각하다 읽어주다 콧물 훌쩍이며 덮은 책이다. 아빠가 읽어 주면 좋을 `나의 영웅, 대디 맨'도 추천하고 싶다.

독후활동에 관심 많을 엄마라면 아마 이 책을 읽게 하고 `나의 나쁜 습관', 그리고 `내일의 내가 가지고 싶을 좋은 습관'을 정리해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그 활동만은 절대 하지 않았으면 싶다.

나도 아이들에게 나쁜 습관을 돌아보고 고치라고 하려고 했는데 이 책과 거의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고, 좋은 책의 여운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왔던 적이 있다. 그냥 이 책은 읽어만 주는 것만으로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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