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지 않으면 빼앗긴다
빼앗지 않으면 빼앗긴다
  • 반영호<시인>
  • 승인 2016.11.10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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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시간의 문앞에서
▲ 반영호

새들이 새끼들을 훈련시키자면 처음엔 낮은 가지를 이용한다. 그런데 이 죽은 작은 영산홍 가지를 점령하고 있는 터줏대감은 우락부락한 독재자 금정조의 구역이다. 깡패 같은 금정조가 저만의 위수지역을 순순히 내줄 리가 없다. 영산홍 밑에 있는 돌멩이 또한 물통과 쌈채통을 차지하기 위한 거점지역이므로 절대 양보하거나 물러설 수 없는 돌이기도 하다.

이 돌멩이를 보고 있노라면 꼭 독도 같다. 독도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반응은 어른이나 아이나 한결같다. “독도는 우리 땅.” 그런데 우리는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면 분노만 할 뿐이다. 왜,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지, 우리 땅이라고 명확히 하면 안 되는지 등등, 더 깊숙이 묻거나 토론을 하려들면 발을 빼기 일쑤다. 식상한 주장에 지친 것인가. 아니면 알고 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최근 독도에 관한 뉴스가 나왔다. 일본은 내년부터 사용할 고교 사회과 교과서 10권 중 8권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수록했단다. 심지어 일본 고교교과서 27종에 “日영토 독도를 한국이 불법점거”했다는 내용도 실렸단다. 일본 초·중학교에 이어 대부분의 고교에서도 독도가 일본 땅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식으로 교육한다는 것. 이게 무슨 어처구니없는 말인가. 당연히 독도는 우리 땅인데, 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가. 무슨 근거로 이런 주장을 지속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번에 독도가 우리 땅임을 확신할 수 있는, 일본이 1905년 독도를 불법으로 편입하기 이전, 대한제국은 `독도'의 옛 명칭인 `석도'가 우리 땅이라는 내용의 칙령을 발표했다. 그동안 일본 학계는 `석도'가 `독도'와 같은 섬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를 반박할 귀중한 문헌 기록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1900년 고종 황제가 공표한 대한제국 칙령. “구역은 울릉전도와 죽도, `석도'를 관할한다.” 독도의 옛 명칭인 `석도'가 우리 행정 구역에 들어간다는 내용이다. 석도는 돌섬이란 뜻인데, 당시 울릉도 주민들은 `돌'을 `독'으로 발음했기 때문에 독섬, 즉 독도라는 지명을 갖게 됐다. 하지만 일본 학계에선 문헌 증거가 없다며 반박해왔었다. 이런 가운데 `석도'가 곧 `독도'임을 입증할 자료가 발굴된 것이다.

1938년 발간된 조선어사전 초판본에는 `독'은 `돌'의 사투리라고 명시돼 있고, `석(石)'이라는 한자어까지 병기되어 있다. 이진명(프랑스 리옹3대학 명예교수)은 “대한제국 칙령에서 말하는 석도는 분명히 현재의 독도, 그러니까 일본 사람들이 얘기하는 다케시마에 해당하는 겁니다.” 독도가 우리 땅으로 표시된 1894년 일본 출판사 자료 등 15점의 지도들도 함께 공개되었다. 독도는 일본 영토가 아닌, 당시 조선의 영토 색깔로 표시돼 있다. 또 최선웅(한국지도학회 부회장)도 “일본 지도에 독도가 자기 영토가 아니라고 하는 그런 것만 수집해서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명백한 오류임을 입증하는 것으로 독도 연구의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독도와 같이 영유권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남중국해. South China Sea는 말 그대로 중국의 남쪽에 위치한 바다로, 중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및 브루나이 등 6개 국가에 둘러싸인 해역을 말한다. 이 해역은 면적은 350만㎢에 달하며, 약 280~300억 톤의 원유와 7,500㎢가량의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또한, 믈라카 싱가포르 해협에서 대만해협까지가 포함되기 때문에 전 세계 해양 물류의 절반 가까이와 원유수송량의 60% 이상이 남중국해를 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원유수송의 대부분이 이 지역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6개국만의 고민을 넘어 세계 각국의 이권이 걸린 남중국해는 우리의 독도만큼이나 중요한 해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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