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위의 마시멜로 ‘곤포사일리지’
논 위의 마시멜로 ‘곤포사일리지’
  • 김민주 교사<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 승인 2016.11.0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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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 김민주 교사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어느덧 아이가 태어난 지 48개월이 지났다. 우리 아이는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날 아빠라 부를까?

우리 아이는 언제 저 아이들처럼 뛰면서 놀까? 이런 고민을 하던 시간이 한순간 지나고 지금 우리 아이는 제법 세상에 대하여 논할 줄 알게 되었다. 이제 엄마와 아빠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기 시작하였고,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관철하기 위해 논리적이면서도 논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고집도 부린다. 요즘은 왕성한 호기심에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하다.

지난 주말 자동차를 타고 할머니 집에 가던 중 추수가 끝난 논에 놓여 있는 마시멜로 덩이가 눈에 들어왔나 보다. “아빠 저기 흰색의 큰 덩어리가 뭐야?”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뭐라 설명해야 하지?

요즘 농촌에선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흰색 덩어리들을 볼 수 있다. 이 흰색 덩어리들의 정식 명칭은 `곤포 사일리지'이다. 이는 `곤포'와 `사일리지'의 합성어로 하나하나 그 의미를 찾아보자. 우선 사일리지는 수분 함량이 많은 볏짚과 같은 작물을 사일로(Silo)라는 용기에 저장하여 유산균 발효(젖산발효) 시킨 사료를 말한다. 사료를 젖산 발효시키는 이유는 김치와 같다. 배추를 절여 유산균 발효시킨 김치는 부패균이나 분해균의 번식이 억제되어 오랜 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이런 원리를 사료에 적용하여 볏짚의 양분 손실을 막고 보존성을 높일 수 있다.

다시마는 건초와 짚 등을 운반과 저장을 편리하게 하기 위하여 둥글게 또는 사각으로 압축, 결속한 것을 의미하며, 곤포에다가 흰색의 비닐을 감아주는 이유는 산소와 차단하여 밀폐상태의 사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볏짚은 축산농가의 비싼 사료를 대체할 수 있고, 농가에 예상외의 수익이 생김으로 1석2조의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이 기술은 2003년 우리나라에 보급되어 급속도로 퍼져 나가 많은 농가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설명하면 우리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직은 눈높이 교육을 할 때인 것 같다. “저건 소가 먹는 마시멜로야. 엄청 달콤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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