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진 대한민국 건져서 바로 세우자
수렁에 빠진 대한민국 건져서 바로 세우자
  • 김기원<편집위원>
  • 승인 2016.10.3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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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

  대한민국이 수렁에 빠졌다.
 수렁에 빠진 대한민국이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혀끝만 차고 있지 누구 하나 구하려고 달려드는 이가 없다.
 어떤 이는 `살아있는 유고사태'라고, 또 어떤 이는 `최순실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게이트'라고 부른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들과 재야단체들은 연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를 외치고 있다. 작금의 국가상황이 이처럼 엄혹하고 위태위태하다.
 임기 1년 5개월 남짓 남아있는 박근혜 정권의 자업자득에 나라도 부끄러워 울고 국민도 자괴감에 운다.
 하여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시행된 지난 30여년의 폐해를 뒤돌아보면 그동안 노태우ㆍ김영삼ㆍ김대중ㆍ노무현ㆍ이명박 대통령까지 총 5명의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뽑았는데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임기 말을 비참하게 보냈다.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시행으로 85%라는 역대 최고의 높은 지지를 받았던 김영삼 대통령도 소통령이라 불렸던 아들 김현철의 국정농단과 IMF로 역대 최저인 5% 지지율로 임기를 마치는 불운한 대통령이 되었다.
 다른 대통령들도 모두 자식이나 형제 또는 친인척들의 이권개입이나 치부 등의 일탈행위로 인해 사죄와 지지율 바닥이라는 수모를 겪으며 임기를 마쳤다.
 하지만 이번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전직 대통령들의 불행과는 차원이 다르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인정했듯이 일정부분 대통령이 요청했거나 묵인하에 이루어진 국기문란사건이기 때문이다.
 비록 임기 초에 그랬다고는 하나 대통령이 국기문란의 공범자라는데 국민이 허탈해하고 분노하고 치를 떠는 것이다. 
 경위야 어찌 되었던 간에 쉬 귀국하지 않을 것 같던 최순실이 이틀 전 돌연 귀국해 검찰수사를 받고 있어 사태의 진위와 추이를 알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되었다.
 검찰은 먼저 미르재단에 삼성, 현대차, SK, LG 등 16개 주요 그룹이 486억 원, K스포츠 재단에 19개 그룹이 288억 원이 단기간 출연된 배경과 최순실의 재단 자금 유용 여부 등 제기된 의혹들을 속히 풀어내야 한다.
 그리고 난 후 국정농단으로 비화되었던 대통령 연설문 수정경위를 비롯해 외교·안보·인사 등 민감한 내용이 담긴 문서들을 어떻게 받아보고 어떻게 국정을 농단했는지를 공정하고 엄밀하게 수사해 최순실 모녀와 측근들의 전횡과 비리를 밝혀내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 또한 최순실에 부역한 공직자들을 색출해 다시는 그런 공무원들이 없도록 일벌백계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성숙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친인척비리와 비선 실세비리가 준동할 수 없도록 국가시스템을 정비하고 위정자들도 그런 경각심을 갖고 국정에 임할 테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동력이 떨어진 개헌문제도 어떻게 하는 것이 시대정신에 부합되고 미래지향적인지 자연스럽게 공론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주말에 이원종 비서실장은 물론 논란의 중심에 섰던 우병우 민정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들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문고리권력 3인방들이 모두 청와대를 떠나 청와대의 인적개편이 시작되었다.
 곧 거국내각이든 책임총리든 내각개편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할 일은 분노하고 상심한 국민에게 다시 한 번 진솔한 사죄와 용서를 구하는 일이다. 그런 다음 내치는 내각에 맡기고 임기를 의연하게 마치면 된다.
 정권이 아무리 흔들리고 무너질지라도 국가의 존엄과 국가의 안위만은 흔들림 없이 지켜야 한다.
 정치권도 나라가 어찌 되든 내년 대선만 이기면 된다는 탐욕을 버리고, 언론들도 국정농단이라는 본질과 거리가 먼 경쟁적 특종 몰이를 삼가야 한다.그래야 수렁에 빠진 대한민국을 건져 낼 수 있다.
 금 모으기로 IMF위기를 극복했던 국민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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