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골든타임
112 골든타임
  • 조민석<청주흥덕署 강서지구대 순경>
  • 승인 2016.10.3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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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조민석

 지구대, 파출소 등 일선부서에 근무하다보면 별에 별 사건을 다 출동하게 된다. 우리 국민들은 평생에 한번 신고할까 말까이겠지만 경찰관들은 하루에도 수십 건에 달하는 신고를 접하게 된다.
 112신고를 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나름대로 급박하고 많은 고민을 하며 신고를 하신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허위, 거짓, 오인 신고도 또한 상당히 많이 들어오는 실정이다.
 실제로 필자는 신고건수가 많아지는 야간시간대에 연탄불을 피워 자살을 하겠다는 code1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하는 과정에서 지구대순찰차와 기동순찰대 순찰차 등 총 6대 이상의 순찰차가 출동했는데 술에 취한 여성의 거짓신고로 밝혀져 이웃주민들만 흉악범죄 같은 큰 일이 생긴 줄 알고  걱정시키게 하고 돌아 간 적이 있다. 지구대 앞 편의점에서 남자경찰관과 여자 경찰관들이 키스를 하는 것을 보았다고 허위 신고한 경우도 있으며 `내가 사람을 죽였다'며 경찰관을 속이기 위해 울면서 연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도 허위신고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그냥 형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지명수배자이니 형을 잡아 가달라, 어떤 사람이 사람을 향해서 총을 겨누고 있다, 흉기를 든 강도가 집에 들어 와있다, 예전에 살인을 했었는데 자수하겠으니 징역을 보내 달라, 병원을 폭파하겠다, 마약 샘플을 갖고 있다, 아내가 깡패에게 납치를 당하였다 등 허위로 신고하는 신고자의 신고내용을 들어보면 COD
E1으로 굉장히 급박하고 수많은 경찰관들이 동원되어야 하는 경우로 비춰진다.
 출동경찰관은 이러한 CODE 1신고를 받았을 때 위험한 상황을 대비해 방검복 착용 등 장비착용과 심적 대비를 해야 하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해 거짓신고로 밝혀지면 어이가 없을 뿐이고 수많은 경찰관들의 출동으로 경찰력만 낭비될 뿐이다.
 청주흥덕경찰서 강서지구대의 하루 평균 신고접수건수는 70건 정도이고 경찰관 1명당 관할 내 2536명 정도의 국민들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실정에서 허위신고는 정작 도움이 필요한 국민이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해 치안서비스제공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경찰의 적은 단순히 범죄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허위신고야 말로 경찰의 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경찰은 허위신고를 하면 `심할 경우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경범죄처벌법에 의하면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 질 수 있는 범죄이다', `현재 경찰은 허위신고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정하게 처벌, 대응하고 있다'라고 강력하게 경고를 하고는 있다.
 하지만 단순히 처벌만으로는 허위신고를 완전히 근절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스스로 허위신고의 문제성을 자각하고 정말로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골든타임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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