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는 멋이 아니다
카메라는 멋이 아니다
  • 정인영<사진가>
  • 승인 2016.10.27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 정인영<사진가>

사진,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사진가로 입문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했던 말이다. 나이도 들고 삶에 재미를 못 느끼면서 취미나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어 생각한 것이 사진인 경우가 많다. 누군가 “사진이 배우기 제일 쉬워”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 쉽다는 이유로 사진이라도 찍어볼까 이리저리 따라다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도 보았다. 실력은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카메라 렌즈 등의 장비 구입에 열을 올리고, 남이 찍으니 나도 똑같이 찍어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다 보니 취미로서의 즐거움보다 지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카메라가 간편해졌다. 그렇다고 작품이 나오는 것은 단연코 아니다. 사진작품을 이뤄내려면 치열함이 있어야 한다. 필름으로 사진을 찍는가, 디지털카메라로 찍는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의 의지에 따른 예술작품이 가치가 있는가가 중요하다.

사진가에게 필요한 것으로 우선 사진의 역사와 의미를 알아야 한다. 사진이 어떻게 생겨났고 발달해왔는지 알아야 한다. 또한 기초부터 공부해야 한다, 카메라를 잡는 자세서부터 시작해 다양한 방법의 촬영기술을 익혀야 한다. 피사체에 따른 적절한 렌즈사용과 거리, 주변, 기상 상태 등을 고려하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그런가 하면 인물과 풍경, 이미지와 오브제에 대한 상식도 익혀야 한다. 인물은 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기본이고, 대상의 숨겨진 그 무엇을 사진 속에 담아내야 한다. 풍경 역시 자신만의 시선으로 새로운 피사체의 모습을 담아야 한다. 오브제적 요소로 예술적 이미지를 살리는 것도 작가의 몫이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독서도 필요하다. 그리고 부지런해야 한다. 끈기와 의지가 있어야 자기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카메라가 좋아지면서 사진작가의 활동도 더 어려워졌다. 사진은 카메라가 찍는 것이 아니다. 어떤 대상을 어떤 목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에 사진에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흔하게 본 듯한 사진이 아니라 신선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카메라는 결코 멋으로 가지고 다니는 것이 아니다. 카메라의 가치는 그것이 얼마나 예술적 의미가 담겨 있는 사진인가에 있다.

결론적으로 카메라와 렌즈 이전에 내용의 차이와 눈에 만족하게 들어오는 사진 작품 속에서 사진가 스스로 희열을 느낀다면 그것이 곧 결실을 거두는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본다.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얼마나 대상을 다르게 보고 또 다르게 찍느냐에 따라 사진의 예술성을 이루어낸 것으로써 사진가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