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외버스터미널 `진실게임'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진실게임'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6.10.26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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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진실게임이 시작됐다. 17년 6개월의 무상사용기간이 지난 9월로 끝난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운영권은 그동안 무상사용을 해왔던 현 터미널사업자에게 5년간 수의계약으로 위탁됐다.

이 과정을 두고 청주시나 수탁업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업체 등 3자가 모두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후 사정은 조만간 보도하겠지만, 청주시가 무상사용 기간 만료 이후 운영권을 위탁하면서 불거진 문제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우선 소개한다.

먼저, 청주시 관계자들은 현 사업자에게 수의계약을 할 수밖에 없는 법적인 이유를 들면서 자신들의 처지가 곤혹스럽다는 것을 강변하고 있다.

현행 법 체계가 터미널면허사업자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는데다, 무상사용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곧바로 경쟁입찰을 통해 제3의 업체에게 위탁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수의계약이 아닌 입찰을 하기 위해서는 3개월간의 직영이 필요한데, 이 기간동안 5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시스템을 유지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불편을 볼모로 삼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항변한다.

수탁한 업체는 그들 나름대로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당시로는 막대한 121억원을 투자해 청주시에 기부채납한뒤 운영을 해왔지만, 그동안의 순익은 69억원 뿐이니 오히려 상대적으로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이 업체는 일각에서 앞으로 연간 임대료가 10억8000만원인데 매년 수십억원의 이익을 남기는 것처럼 호도하는 데 대해 분개하고 있다. 1년에 9억원 안팎의 수익을 기록할 뿐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들은 위탁기간을 더 많이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업체는 적은 수익으로 악전고투하며 터미널을 지켜왔는데, 이제 와서 경쟁입찰을 하는 것 자체가 `조강지처'를 버리는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터미널사업자 위탁이 경쟁입찰방식으로 결정될 것으로 기대했다가 졸지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된 운수회사 측은 변호사까지 선임하면서 청주시를 벼르고 있다. 이 업체는 올해 초부터 청주시 고위관계자에게 참여의사를 밝혔는데도, 시가 현재의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업체는 최근 청주시에 행정정보공개를 요청했으며, 위탁운영계약서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시의 방침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달라'는 게 이 업체의 요구다.

이 문제는 위탁업체 선정 과정에 대한 논란이기도 하지만, 900억원대에 이르는 시외버스터미널 매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터미널운영사업자 선정이 현행 법체계라면 터미널운영권도 확보하지 못한 채 터미널 땅을 사려는 사람이 나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 1월에 청주시외버스터미널처럼 무상사용기간이 만료되는 청주고속버스터미널 운영권 위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 3자의 주장은 `진실게임'을 넘어 실체적인 `진실'로 밝혀져야 할 뿐만 아니라, 볼모로 잡혀 있는 1천억원에 가까운 시민의 땅을 `해방'시키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상대방을 헐뜯고, 비열한 방법을 쓰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진실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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