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에 붙임
낙엽에 붙임
  • 최종석<괴산 목도교>
  • 승인 2016.10.26 1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 최종석

학교 운동장 가에 심어져 있는 느티나무, 은행나무, 단풍나무들이 아름다운 낙엽을 쌓이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낙엽을 던지면서 논다. 얼굴에는 즐거움과 기쁨이 가득하다. 스마트폰으로 사진도 찍고 다른 학생들에게 전송도 한다. 낙엽과 함께 학생들의 활동을 보는 것도 즐겁다.

왜일까?

쓸데없는 질문이긴 해도 낙엽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기온은 내려가서 추워지는데 왜 따뜻하게 느껴질까? 아마도 봄부터 잎을 만들어서 열심히 광합성을 하고 남은 양분을 본체에 모두 주고 마지막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름답고 즐거운 것이 아닐까?

추위는 시련의 계절이다. 생존을 위한 노력을 하는 계절이다. 자연 선택에 의하여 내년의 봄을 기다리기 위한 준비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름답지 않은가? 기다린다는 것, 기대한다는 것,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다.

엽록소가 온도의 하강에 의하여 파괴되고 잎에는 안토시아닌 색소가 남는다. 안토시아닌 색소는 낮은 온도에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이다. 노란색, 붉은색 온 산이 단풍으로 물들어 있다. 안토시아닌 색소의 물감이 풀어놓은 것이다. flavonid계 색소 군으로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에도 들어 있으며 맛있고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우리 눈에 안토시아닌 색소는 긍정적이고 기쁨을 주는 색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낙엽이 떨어져 있는 것을 일부러 치우지 말라고 한다. 학생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준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간다. 비도 오고 낙엽은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천덕꾸러기가 될 것이다. 아름다움은 변화에 순응하여야 한다. 순응하는 것은 아름다움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한다.

순응하지 못하면 아름다움이 만들어질 수 없다. 도시에 있는 낙엽들은 시골에 있는 낙엽들보다 아름답지 못하다. 온도의 변화가 엽록소의 파괴와 제거를 순조롭지 못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자연의 질서를 위배한 것이다. 지저분하고 우리의 눈에 확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떨어지면 쓰레기로 된다. 낙엽이 그렇게 천대를 받을 이유는 절대로 없다. 그 무덥고 습한 열대야의 여름에 광합성을 하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는데….

낙엽을 주워서 책갈피에 끼우는 학생은 보기 드물다. 옛날에 낙엽을 주웠던 학생들이 있었던 그곳에 이쁜 낙엽을 찍어서 카톡을 보내는 학생들이 있다.

기분이 즐겁고 좋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