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기업 오송 사무실 철수 20억달러 투자 물 건너가나
이란기업 오송 사무실 철수 20억달러 투자 물 건너가나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6.10.2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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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경자청 “비싼 임대료 탓 다른 사무실 물색중” 해명

투자금 우회 송금 가능 불구 9개월 넘도록 감감무소식

협상 창구까지 변경 … 투자 재검토 등 의구심만 증폭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소와 생산시설을 청주 오송에 건립하기 위해 2조원을 투자하겠다던 이란 업체의 투자 실행이 늦어지는 가운데 오송 사무실을 철수해 투자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란 기업이 충북경제자유구역청과의 협상 창구를 대표에서 이사장으로 변경한 것과 시기가 겹치면서 오송 투자가 재검토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25일 충북경제자유규역청에 따르면 충북경제자유구역인 오송 바이오밸리 내 신약개발지원센터에 입주해 있던 투바코리아가 지난 9월 13일 사무실을 철수했다.

이란 투바전통의학기업 한국 법인격인 투바코리아는 오송에 이란 전통 의학연구소를 설립하겠다며 지난 1월 이 센터에 입주했다.

투바코리아는 이 센터에 사무실 임대료와 실험테이블 임대료 등으로 월 1000만원을 냈다.

투바코리아가 사무실을 정리한 것은 이란의 투자금이 송금되지 않으면서 비싼 임대료에 큰 부담을 느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약개발지원센터에서 사무실을 뺀 투바코리아는 임대료가 저렴한 충북산학융합본부에 비어 있는 다른 사무실 입주를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투바코리아는 지난 7월에도 임대료 5500여만원이 밀려 퇴출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임대료를 지불한 적이 있다.

이란 투바 전통의학기업은 9개월이 넘도록 약속한 투자금을 송금하지 않고 있다.

애초 서방의 대 이란 경제 제재 때문에 투자금이 유입 안 되는 것으로 해석됐으나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후에도 여전히 이런저런 이유로 송금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투자 지연 사유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외국환 거래 규정을 개정, 지난 5월 우리나라와 이란이 무역거래 때 사용해 온 원화계좌로 자본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법적으로 이란 투자금의 국내 유입이 가능해졌다.

또 지난 8월에는 이란이 유로화 대체 결제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투자금 우회 송금의 길이 열렸으나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투바전통의학기업은 지난해 4월 충북도와 향후 10년간 오송에 20억 달러를 투자해 신약 제품화 공장 건립, 임상병원 설립, 이란 전통의학 연구소 등을 설립하기로 했다.

공동연구소 설립을 위한 첫 투자금 200만 달러를 지난 7, 8월쯤 송금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5월 이란을 방문했던 이시종 지사는 당시 “비영리법인 설립, 자금 송금 등의 절차를 거쳐 올 하반기 중 이란 전통의학 공동연구소가 개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금 송금의 길이 열렸으나 이란의 투자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아 투자 의지에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경자청 관계자는 “투바코리아가 오송에서 사무실을 뺀 것은 비싼 임대료 때문인 걸로 알고 있다”며 “이란 투자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형모기자

lhm1333@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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