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과 창의성이라는 유령을 찾아서
재능과 창의성이라는 유령을 찾아서
  • 정선옥<충북중앙도서관>
  • 승인 2016.10.2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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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 정선옥

“한 나라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가고, 현재를 보려면 시장에 가고,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라”는 말이 있다. 미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정보력이 중요하며 도서관이 그런 역할을 담당할 중심 공간이다.

요즘 우리 도서관에서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도서관·사서 직업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사서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며 독서의 중요성과 자신의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한다.

진로와 연관된 책을 스스로 검색하고 20분 정도 독서 시간이 주어지는데 학생들은 몰입의 기쁨을 만끽한다.

도서 `재능과 창의성이라는 유령을 찾아서(강창래 저, 알마)'는 소크라테스의 `변명'처럼 선생과 학생의 문답 형식으로 이어진다. 재능과 창의성의 원론에서 출발해 진부함의 토대 위에 창의성의 꽃이 핀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재능은 억지로 하는 노력이 아닌 저절로 몰입하는 즐거움임을 강조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재능을 발견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부모의 욕심으로 “너는 공부를 잘하니 의사가 되렴,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렴”하기 보다는 자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 때 즐거워하는지 기다려주고 관찰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저자는 `연결, 공감, 추론, 예측, 상상력, 질문, 지식의 놀이'라는 일곱 개의 키워드가 작동하는 즐거운 독서가 될 때 창의성을 키운다고 말한다. 책을 읽으며 내 지식과 텍스트를 연결하고 공감하며 추론하는 과정, 미래를 예측하고 상상하는 과정, 모르는 부분은 밑줄 긋고 찾아보거나 질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이 풍부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독서가 창의성의 보물상자가 되는 순간이다. 영화나 소설을 볼 때 주연이 아닌 다른 등장인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각도 필요하다고 한다.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 `거인의 어깨 위에 서라'는 말도 인상적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대가들의 글을 많이 읽고, 그림을 잘 그리 위해서는 선배 화가에게 배운 뒤에 자기 나름의 그림을 그려냄을 의미한다. 진부함과 전통 속에서 창의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책을 읽지 않고 글을 쓰면 제대로 된 글이 나오기 어렵다. 그림책 작가가 어려운 인문학 책을 읽는 이유이다.

얼마 전부터 우리 도서관 야간 프로그램에서 색연필화를 배운다. 스케치북에 대상을 스케치하고 색연필로 옷을 입히면 코스모스가 되고, 다알리아 꽃이 된다. 잘 그리지 못하지만 그 시간은 즐겁고 행복하다. 다음 수업을 기다리는 설렘도 있다.

고흐, 피카소, 고갱, 마티스 등 유명한 예술가가 어린 시절부터 천재였다는 이야기는 `뻥'이라는, 억지로가 아닌 즐겁게 몰입하고 노력하면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힘이 난다. 색 연필화, 새로운 재능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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