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한 각오없이 세종역 설치 저지 못한다
비상한 각오없이 세종역 설치 저지 못한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6.10.16 19: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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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한국철도시설공단이 KTX 세종역 설치 타당성 조사 용역을 추진하는 것에 충북이 어수선한 분위기다. 국정감사장에서 느닷없이 터져 나온 얘기여서 충북의 충격이 크다.

충북은 이 문제로 벌집 쑤신듯한 분위기 속에서 민·관·정 협의체를 소집해 대응에 나섰다. 도민의 의지와 힘을 결집하겠다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이 지사가 문제 해결을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있다. 국회와 국토교통부를 찾아가 세종역 신설 사전타당성 용역 중단을 요청했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만나 협조도 요청했다.

이 지사와 같은 더민주당 이해찬 의원과 이춘희 세종시장이 세종역 신설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 당내 조율은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가타부타 언급을 피하는 등 요지부동이어서 세종역 신설 사전타당성 용역이 중단되거나 폐기될지는 미지수다.

충북도는 더민주 중앙당이 원만하게 `교통정리'를 해주기를 바라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충북도는 지난 12일 더민주 추미애 대표가 지역 현안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고 더민주 충북도당과 함께 중앙당 차원에서 협조하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냈지만, 이 지사는 중앙당 조율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표정이다.

이 지사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만났지만, 결정적으로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철도시설공단의 용역 추진이 6선인 이 의원과 이 세종시장의 요구로 시작됐을 수 있어 중앙당이 이 문제에 개입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청주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정우택, 더민주 도종환·변재일·오제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충청권 합의정신과 공조의 틀을 깨고 갈등을 유발하는 KTX 세종역 타당성 조사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대전과 충남·북 도민의 전폭적인 지원과 합의에 따라 충남·충북의 땅을 할애해 만든 합의적 성격의 신도시가 세종시이고 그 관문 역이 오송역인데, 철도시설공단이 충청권 공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도 했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지역 현안에 한목소리를 내는 현장에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인 박덕흠 의원이 함께하지 않은 점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상징적으로나마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압박할 기회를 놓친 셈이다.

이제 이 지사가 가장 믿을 수 있는 것은 도민의 힘뿐이다. 그래서 이 지사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역 신설을 저지하려면 언론과 종교단체,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도내 민·관·정이 하나로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의 반발은 아랑곳없이 세종시도 역 신설에 굳은 의지를 거듭 표명하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13일 시민의 불편을 내세워 세종역 신설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해찬 의원 측도 충북의 반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상생을 운운하며 충북의 주장에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고 한다.

충청권 공조나 상생은 이미 물 건너 갔다. 각자 알아서 자기 살길을 찾는 일만 남았다.

역 설치를 놓고 이웃이 `된다', `안된다'를 주장해야 하는 것 자체는 우울한 일이지만 더 이상 협의로 이 문제를 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충북은 용역이 진행되는 자체만으로도 불안하다. 그래서 용역 중단에 민·관·정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제 도민이 나서 힘을 보태야 할 때다. 집안에서만 목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국토부에 의지를 전달해야 한다. 비상한 각오와 단결 없이는 세종역 신설을 결코 막아낼 방법이 없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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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2016-10-16 23:52:41
충청도민이 오송역을 이용하긴 하나요..?.. 기자님은 얼마나 사용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