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어우러지는 삶
함께 어우러지는 삶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6.10.13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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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송홍영 청주 상당 노인복지관장(신부)

며칠 전 노인여가문화제에 복지관 어르신들께서 참가하셔서 격려차 다녀온 적이 있다. 마침 행사가 청원생명축제장 한 켠에 마련된 무대에서 이뤄졌기에 어르신들의 공연이 끝난 뒤 잠시나마 생명축제 현장도 둘러보게 되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꽤 많은 사람이 축제장을 찾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공연장 주변에는 예쁘게 단장한 꽃밭과 조형물들도 있었는데 그곳에는 자연스레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고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니 꽃 이름도 모를뿐더러 하나하나 볼 때에는 그리 예뻐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조금 멀찍이 떨어져서 보니 저마다 형형색색의 자태를 뽐내며 군집을 이룬 것이 가히 장관을 연출했다.

꽃이 너무 빼어나게 예쁘면 더 가까이에서 더 자주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사람들의 근본 심리인가 보다. 우리는 무언가 기념이 되거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예쁜 꽃들로 꽃다발을 만들어서 선물하고 그렇게 선물 받은 꽃을 보다 오래 간직하기 위해 꽃병에 꽂아두고 감상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머지않아 꽃잎이 시들거나 줄기가 썩기 시작하면 이내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게 된다.

하지만 들에 핀 꽃은 여간해서 탐내는 사람이 많지 않다. 들꽃이 특출나게 아름답지도 않을뿐더러 굳이 조금만 여유를 갖고 눈을 돌리면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그 꽃들이 한데 모여 군집을 이루면 가히 장관을 연출하고 이내 많은 사람이 몰려드는 유명 명소가 되고 만다. 개개의 모습으로 본다면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지만, 그것들이 함께 모여 있을 때에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감동을 받는 것이다.

들꽃처럼 우리들의 삶도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잘났다고 마냥 뽐내지 않고, 못났다고 마냥 주눅 들어 있지 않는 세상,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 그래서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라고 말씀하실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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