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명예동장 그 소중한 체험의 단상
1일 명예동장 그 소중한 체험의 단상
  • 이완해<청주시 수곡2동 통장협의회장>
  • 승인 2016.10.1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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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이완해<청주시 수곡2동 통장협의회장>

지난 8월 16일 수곡2동 주민센터 제2대 `1일 명예동장'체험을 했다.

통장협의회장과 아이도시민운동 단장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동 주민센터를 다녔음에도 명예동장 하루가 주민센터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낀 것 같다.

시민들은 시청 공무원과 동직원으로 구분하곤 한다. 시청 공무원 하면 뭔가 격이 있는 것 같아 조금은 조심스럽다.

동직원은 편하다. 지금은 `주무관', `팀장'이라고 하지만 예전에 불렸던 `○○주사', `○○계장'이 가끔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한다. 호칭이 바뀌었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친근함과 편함이다. 마을 일을 함께 뛰며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격식을 차릴 겨를도 없다. 마을 일을 하며 연중 시청, 구청 또 여러 행사 지원 등으로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래서 동직원과는 동고동락할 수밖에 없다.

1일 명예동장으로 아침에 출근하여 팀장으로부터 마을의 시급한 일과 현황을 듣는 것을 시작으로 민원인 안내, 무인 민원 발급 도움 등으로 오전을 마쳤다. 오후에는 쓰레기가 많이 투기 되는 상습지역을 둘러보고 경로당 냉방기 점검과 안부 확인 등을 체험했다.

수곡2동 주민센터를 수없이 다녔는데도 직원들이 이렇게 많은 일들이 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수곡2동은 청주시에서 가장 작은 면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주민들이 자주 방문한다. 우리 직능단체도 거의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다. 그래도 큰 소리 한번 안 내고 민원인에게는 “선생님, 어르신, ○○님”하며 친근하게 응대한다.

명예동장 체험 전에는 야간에 동 주민센터 앞을 지날 때 사무실 불이 켜져 있을 때면 누가 남았나 하는 궁금함 정도였다.

체험 이후 밤늦게 야근을 하면서 식사를 하는 직원 모습이 달라 보였다. 보통 저녁은 모임으로 식당에서 먹거나 가족과 집 밥을 먹는데 사무실에서 식사해야만 하는 수곡2동 직원들에게 왠지 미안함이 들었다.

또 명예동장을 하면서 느낀 점은 지금 업무량도 많은데 주민 개개인의 문제와 바람을 다 이뤄주기 위해서는 공무원을 몇 배로 늘려야 할 것 같다는 것이다. 공공의 영역도 큰 틀에서는 재산이다. 내 재산과 똑같이 아끼고 잘 관리해야 할 것 같다.

마을 청소 때 사용한 장갑 하나하나를 다시 챙겨 세탁 후 사용하고, 연중 의례 돌아오는 행사 현수막 40여개를 비닐백 번호를 매겨 보관해 다시 사용하는 수곡2동 직원들의 검소함이 청렴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민센터 입장에선 찾아오는 주민이나 민원이 손님이다. 또 한편으로 주민의 입장에서는 우리 동에 근무하는 동직원이 손님이다. 많게는 30년 이상 근무하면서 쌓은 다양하고 깊이 있는 행정 기술과 경험의 선물보따리를 갖고 우리 동네를 방문한 귀한 손님이다.

동직원, 더 넓은 범위에서 공무원들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가 아니라 가족처럼 아껴주고 생각한다면 우리 동네를 위해 더 많은 선물을 안겨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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