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 청 논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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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2.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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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경제와 대만·싱가포르의 교훈
모름지기 경제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분배하며, 소비하는 활동 및 그와 직접 관련되는 질서와 행위의 총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사회를 구성하는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존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재화가 필요하다. 그 재화 중에는 공기처럼 인간의 욕망에 비해 무한정으로 존재하여 매매나 점유의 대상이 안 되는 자유재도 있으나, 대부분은 인간의 욕망에 비해 수량이 제한되어 매매나 점유의 대상이 되는 경제재가 있다. 따라서 경제란 경제재를 생산하고, 그 생산물을 분배하고 소비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러한 경제재의 생산과 분배, 소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경제 성장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들의 인위적인 노력은 물론 발전 모델과 계획을 수립하고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1960년대 이래로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루어 왔고, 이제는 당당히 경제 선진국의 모임인 OECD회원국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경제선진국을 벤치마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학자는 벤치마킹을 '영원한 이류 마케팅'이라고까지 일컫는 실정이고 보면, 우리 실정에 적합한 경제발전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말미암아 미처 착안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선진화된 사례로부터 교훈을 얻고 시행착오를 줄여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경제특별도 건설과 관련하여 오송과 오창이 주목받고 있다. 오송 생명과학단지와 오창 과학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하여 용지 조성이나 기업유치가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몇년 전에 대만의 신주 과학산업단지(Hshinju Science Park)와 싱가포르의 사이언스 파크(Science Park)를 방문한 적이 있다. 두 곳 모두 국가 경제발전의 핵심 역할을 하는 곳으로써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모델이다.

신주 과학산업단지는 대만의 첨단산업 연구와 개발, 생산 및 이를 위한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목표로 수도에서 남쪽으로 약 75km, 장제스 국제공항에서 약 40km 떨어진 곳에 조성된 첨단기술 산업 집적지이다. 신주 과학산업단지의 성공을 위해 전략적으로 들인 노력가운데 하나는 해외 고급인력의 유치와 인근 대학의 고급인력 육성이다. 당시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놀라운 사실중의 하나는 관련 공무원들이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가서 인재 유치를 해오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일본 동경의 신주쿠의 거리에서 책상을 펼쳐놓고 인재를 모집하는 피켓 광고까지 했다는 점이다.

또한, 인접한 국립 자이오퉁(交通) 대학과 칭화(淸華) 대학이 안정적으로 인력 공급을 할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맺고 있었다. 싱가포르의 경우에도 인재유치 노력은 물론이고, 국립 싱가포르 대학과 사이언스 파크가 경계 벽조차도 없이 하나로 붙어서 연구와 개발이 하나의 공간에서 함께 이루어지고 있었다. 특히, 첨단 산업분야이기에 이공계 중심의 연계와 협력이 지배적일 것이라는 상식도 여지없이 깨졌다. 인문·사회분야를 망라한 모든 영역의 학문이 첨단산업의 육성 및 수출·입과 연계되어 있었다.

이들 두 나라의 과학단지 성공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급인력 유치를 위해 가족을 위한 국제학교, 백화점, 영화관, 극장, 수영장 등의 쾌적한 생활여건까지 배려하였다. 둘째, 인근 대학과의 산업연관 효과를 확보하기 위해 전 학문 분야와의 총체적 연계협력을 모색하는 한편, 공간적, 지리적 일체성 확보를 위해 셔틀버스운행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셋째,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투자를 통해 각종 혜택에 대한 보답을 하고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국내외 연관산업의 집적 효과를 얻기 위한 방안까지 모색하였다. 이처럼 대만과 싱가포르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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