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숨 쉬는 참다운 평생 교육
살아 숨 쉬는 참다운 평생 교육
  •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16.09.2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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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인간은 누구나 마지막 호흡을 토하며, 두 눈을 감는 순간까지 배워야 한다. 누군가를 가르칠 때조차도 겸허하게 가슴을 열고 ‘가르치는 행위’ 자체를 통해 배워야 한다. 이처럼 쉼 없는 배움을 통해 마음 그릇을 키우고 영혼을 밝히며 인간 완성을 향해 가는 것이 인생인 까닭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대학들이 운영하는 평생교육원을 비롯해 온갖 종류의 교육기관들이 전인교육의 기치를 내 걸고 다양한 배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평생 교육의 본 목적인 인간 완성보다는 얕은 흥미 위주의 강좌들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우후죽순처럼 즐비한 것이 현실이다. 단순 재미를 느끼며 잠시 동안 현실을 잊고 즐기려 든다면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고, 사랑하고 배신하는 내용들로 가득한 공중파 및 케이블 방송만으로도 충분하다.

시청률이란 미명아래 천박한 자본 논리에 매몰된 채, 무수한 채널들을 통해 시청자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잡다한 볼거리들을 무한 방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생 교육의 당위성 및 필요성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만이 아니다. 종교, 학문, 과학, 예술 등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들로, 그것들을 잘 배워 제대로 활용하고 즐길 수 있어야만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이 같은 까닭에 공자님은 이미 2600여 년 전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悅乎) 즉, ‘배우고 그 배운 바를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않겠느냐?’ 며 평생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지자불여호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호지자불여락지자(好之者不如之者) 즉, ‘단순히 아는 자는 좋아 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능숙하게 익혀서 즐길 줄 아는 자만 못하다’는 말씀도 하셨다.

공자님께서 말씀하신 평생 교육의 궁극은 극기복례(克己禮)다. 자신이 알고 있는 바가 전부라는 아집을 버림으로써, 우물 안을 고집하고 있는 ‘나’를 벗어나 모든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고 소통하며 상생하는 예(禮)로 돌아가는 것이 극기복례다.

이제 더 이상 얕은 재미 위주의 단순 지식을 전달하며 프로그램 운영에 급급해 하는 짓이 평생 교육이란 명분으로 포장된 채, 교육기관 내 버젓이 자행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기존의 악습관에 찌른 ‘나’를 비워내고 때 묻지 않은 내면의 맑고 밝은 천성(天性)을 밝힐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전인교육(全人敎育)이 살아나야 한다. 그래야만 코앞으로 닥친, 인공지능 로봇이 상용화되는 새로운 시대를 예비할 수 있다.

헤르만 헤세는 내면의 ‘참 자아’를 찾기 위해 현실과 맞서는 싱클레어의 반짝이는 영혼을 그린 소설 데미안에서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살아 숨 쉬는 참다운 전인교육을 통해 기존의 낡은 의식 세계를 파괴함으로써 내면에서 빛나고 있는 ‘참 나’로 다시 태어나도록 이끄는 작업, 이 것이 바로 평생 교육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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