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품격을 높이기 위하여
삶의 품격을 높이기 위하여
  • 유현주<청주시립도서관 사서>
  • 승인 2016.09.2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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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 유현주<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사계절 중 유독 가을 하늘은 높고 푸르러, 선명하게 빛난다. 그래서 김현승 시인은 ‘가을’이라는 시에서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깎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을 만든다......”라고 했다.

흔히 봄은 여자,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한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사람의 호르몬도 남녀의 차이에 따라서 그 활동이 활기를 띠는 계절이 따로 있다는 것인데, 봄에는 여성 호르몬 활동이 증가하고 가을에는 감소하며, 가을에는 남성 호르몬이 증가하고, 봄에는 감소한다고 한다. 남성이 봄에 유난히 춘곤증에 시달리고, 여성이 활기찬 이유가 이런 남녀 호르몬의 분비가 각각 계절별로 증가 폭이 반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남성 호르몬이 다른 계절보다 증가하는 가을철이 남성에게 힘을 보태주므로 가을은 의심할 여지없이 남자의 계절이다. 그러나 요즘을 살아가는 남성들은 가을이 왔다고, 그 흔한 사색조차 누릴 여유가 없어 보인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세상은 남성들에게 계속해서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노력하라고, 그리고 더욱더 성취하라고 압박하기 때문이다.

미국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이자 하버드성인개발연구소(Harvard Study of Adult Development)소장인 로버트 월딩어(Robert Waldinger)는 ‘어떻게 하면 좋은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연구대상인 남성들에게 물었다.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그들은 한결같이 부자가 되는 것, 유명해지는 것 그리고 끊임없이 성취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월딩어는 75년간 그 남성 724명의 인생을 추적하면서 ‘우리가 사는 동안 무엇이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 부, 명예, 성취욕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 고독을 느끼지 않도록 양질의 관계를 쌓는 것이 행복한 삶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첫째, 사회적 연결은 유익하되 고독은 해롭다는 것이다. 즉,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은 행복감을 덜 느낄 뿐만 아니라 중년기에 건강이 더 빨리 악화되고 뇌기능이 일찍 저하되며 외롭지 않은 사람들보다 수명이 짧다.

둘째, 관계의 질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신뢰관계가 바탕이 된 따뜻한 관계여야 한다는 것.

셋째, 좋은 관계는 몸뿐만 아니라 뇌기능도 보호해 주어 장수할 수 있다는 것, 애정 없이 갈등만 잦은 관계는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 반면 바람직하고 따뜻한 관계는 건강을 지켜준다. 이렇듯, 75년간 남성들의 인생을 추적하며 내린 결론으로 가장 행복한 삶은 의지할 가족과 친구와 공동체가 있는 삶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남성들이여 여러분이 행복하고 건강한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친밀하고 좋은 관계 만들기에 투자하라는 말이다.

마크 트웨인은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 없다. 인생은 짧기에 다투고, 사과하고 가슴앓이하고 해명을 요구할 시간이 없다. 오직 사랑할 시간만이 있을 뿐이며 그것은 말하자면 한순간이다.” 좋은 관계가 좋은 삶을 만든다! 오늘 하루, 주변의 사람에게도, 내가 속한 세상에도 ‘좋은 사이’가 되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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