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때마다 새로워야 행복하다
볼 때마다 새로워야 행복하다
  • 박병찬<칼럼니스트>
  • 승인 2016.09.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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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 박병찬

얼마 전 제주여행을 다녀왔다. 좀 늦은 휴가였지만 유익했다. 적은 경비로 최고의 기쁨을 만끽한 듯하다. 특히 ‘그림과 사진, 자연’의 가치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전문가가 함께한 조선일보 주관의 제주문화탐방 프로그램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제주공항에서 일행들과 합류 후 1135지방도(평화로)를 따라 서귀포로 향했다. 이동 중 향토음식점(덤장)에서 갈치조림과 고등어구이 등으로 식사를 했다. 메뉴가 다양하고 맛있었다.

주인이 제주의 맛과 향을 전달하기 위해 식재료를 국내산과 제주산만 사용한다는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한 듯했다.

함께 한 80대 노부부가 인상적이었다. 건강하고 행복해 보였다. 우리 부부의 미래도 그랬으면 했다.

식사 후 이중섭미술관을 관람했다. 이중섭은 처자식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고 단명(40세)했다. 별거하며 그림에만 몰입했다.

가족을 소재로 한 그림, 담배속지(은박지) 장판지 옆서 등에 그린 그림이 많았다. 가족에 대한 마음은 애틋했으나 살림이 어려웠다는 방증이 아닐까 한다.

시대상황과 자신의 감정을 소재로 한 그림(牛)도 돋보였다. 그림에 문외한인 나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줬다. ‘뭔가를 이루려면 미쳐야 한다는 것, 동일한 사안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 또한 새삼 느끼게 했다.

야경이 아름답다는 새연교로 발길을 돌렸다. 모양이 특이하고 새섬과 연결된 다리였다. 새연교를 건너며 가족과 인증 샷 후 새섬 산책로를 40여분 걸었다. 산책로에서 보이는 인근 무인도(문섬·범섬) 넓고 푸른 바다 그리고 서귀포항 등 주변경관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눈과 코를 자극하는 주변의 야생 꽃과 풀내음도 마음을 끌었다.

숙소인 칼 호텔로 이동했다. 경관이 경이로웠다. 잔디와 조경수가 잘 정리된 푸른 후원(後園)과 수평선까지 연결된 바다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환복 후 이중섭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야외뷔페식 만찬을 즐겼다. 여행일정에서 우연찮게 만난 아내 여고동창생 일행과 한 테이블에 앉았다. 어색했지만 잠시나마 학창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회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만찬 후 주변산책로를 걸었다. 야경과 캠핑장의 이모저모, 바다 멀리 보이는 고깃배의 불빛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숙소로 향했다. 하루를 뒤돌아 봤다. 서울보다 3배 큰 우리나라 최고의 섬, 바다와 산의 아름다움을 함께 볼 수 있는 곳, 부동산매입 후 5년 이상 거주하면 영주권을 주는 제도로 인구의 1% 이상이 외국인인 글로벌도시, 유일하게 벌초방학(음력 8월 1일)이 있는 학생들, 돌 여자 바람과 고·양·부 3성(姓) 신화 등 전설과 스토리가 많은 탐라국….

제주하면 생각나는 이런저런 얘기들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2~3일차에는 ‘외돌개, 주상절리와 주변올레길, 카멜라힐, 모슬포와 그 인근 차귀도’ 등 남서쪽 명소와 ‘김영갑갤러리, 비자림, 용눈이 오름’ 등 남동쪽 명소를 각각 돌아봤다. 아쉽지만 소감은 지면관계상 생략해야 할 듯싶다.

제주여행이 처음은 아니었다. 두세 번 다녀온 지역도 있었다. 괜찮았다. 나도 그 지역도 많이 변했고 다시 보는 지역도 느낌(가치)이 새로웠기 때문이다.

어쨌든 3일간의 제주문화탐방, 많은 명소와 사람을 만났다. 모두 색다른 존재의미(가치)와 스토리가 있었다. 사소한 사물도 장소와 스토리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했다.

국가와 이웃(주변)의 의미를 곱씹어보고 어떻게 지키고 관리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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