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함박웃음
아이의 함박웃음
  • 이소영<청주시 회계과 주무관>
  • 승인 2016.09.2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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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9월 무더위가 한풀 꺾인 아침, 평소와 같이 아침 식사를 챙기고 등교 준비로 분주한 아이들을 뒤로 하고 부랴부랴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섰다. 고요함이 맴도는 차안에서 라디오를 켜니 남자 아나운서가 심각함을 알리듯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2014년 1.205명에 반해 2015년은 1.24명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부터 OECD 회원국 중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특히 그동안 ‘초저출산 국갗(합계출산율 1.3명 미만)로 분류됐던 OECD회원국들이 초저출산 현상에서 벗어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오히려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나운서는 정부의 저출산 대책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출산율 증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출산율의 감소는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로 이어져 노동력 부족현상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생산력이 저하돼 경기침체, 소득감소, 소비위축이 되며 이는 곧 경기 불황으로 인한 국가 경쟁력 악화라는 결과를 초래한다.

출산율이 감소하는 이유는 모두들 공감한다. 우리나라에서 자녀 1명을 낳아 대학을 졸업시키는 데까지 드는 양육비가 3억896만원 정도이고, 가계부채는 1257조원으로 가구당 빚이 7200만원에 달해 아이를 낳고 키우기에 경제적으로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로 인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로 인한 맞벌이 가구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반면 맞벌이 가구가 아이를 기르며 일을 할 수 있는 직장 환경은 그리 녹록하지 않으니 출산율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소통과 참여를 중시하는 요즘 추세는 비단 정치에서만이 아니다. 우리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와 어린이집에서도 소통과 참여는 중시돼 부모와 함께하는 부모상담, 체험행사, 참여수업, 부모교육 등이 아이를 통해 안내문으로 온다.

필자는 학교 참여수업을 위해 연가를 내면 자녀의 기를 살려주는 일이 아이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며 흔쾌히 결재해주시는 상사를 만나 마음 편히 초등학생 자녀의 부모참여활동에 참가할 수 있었다.

아이의 집밖 생활에 대한 부모의 호기심으로 학교를 방문해 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직접 체험하는 일은 참 기쁜 일이고,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아침에 “엄마, 학교 꼭 와야 해요…”를 되풀이하며 몇 번을 확인하던 아이는 부모가 와 있다는 것만으로 환하게 미소 지었고 뒤를 계속 돌아보는 것도 모자라 옆 아이에게 우리 엄마 왔다고 다시 한 번 말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안내장에 참가 유무에 동그라미를 치는 아이의 마음을 알고도 부모들이 마음 편하게 이 모든 행사에 참여할 수는 직장환경이 아직 충분하지 않기에 몇 아이는 부모가 온 친구들을 부러운 표정으로 쳐다보기만 해야 한다. 출산율의 감소가 경기불황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맞벌이 부모가 아이를 올바르고 행복하게 키우며 일할 수 있는 직장 환경 조성이 출산율 증가를 가져오고 국가경쟁력 강화의 초석이 되지 않을까. 아이의 함박웃음을 보며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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