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 지진대책에 대해
충북도의 지진대책에 대해
  • 김기원<편집위원>
  • 승인 2016.09.19 2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 김기원

추석연휴 화두는 단연 지진이었다. 명절 해후의 첫마디가 ‘거기는 괜찮았어?’ 였으니 말이다.

추석 사흘 전에 발생한 경주발 지진의 충격과 공포가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다. 이제 지진이 이웃나라 일본이나 경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현실적 위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진(地震)은 오랫동안 지하에 누적된 변형 에너지가 갑자기 방출되면서 지각이 흔들리는, 지구 내부의 한 곳에서 급격한 움직임이 일어나 그곳에서 지진파가 시작되어 지표까지 전하여지는 과정을 이른다.

진도(震度)에 따라 미진, 경진, 약진, 중진, 강진, 열진, 격진으로 나누며, 그 어떤 천재지변보다 공포감이 큰 재난이다.

필자도 진도 5.8의 본진 때 서재에서 집필하고 있었는데 순간 책상과 집이 흔들려 심한 현기증과 공포감을 느꼈다. 멀리 떨어진 청주도 그러했으니 경주지역은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고 남음이 있다.

공교롭게도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한지 사흘 만에 지진이 나 북한의 핵실험 여파가 경주지역 지각판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한반도에 진도 5.1의 전진에 이어 5.8의 본진이 있었고, 이후에도 350여 차례가 넘는 여진이 발생했으니 우리나라도 지진발생에 상시 대비해야 하는 고단한 나라가 되었다.

문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진 대비태세이다.

‘지진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국민안전처의 늦장대응과 부실대처다’라 일갈했던 어느 국회의원의 지적처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진대책이 형편없다는 데 있다.

정부의 지진대비 예산이 고작 56억 원이라니 지자체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정부가 그 모양인데 지자체에 뾰족한 대비책이 있을 리 만무하다.

진도 5.8의 강진이 발생했는데 이를 알려야 할 국민안전처의 홈페이지는 마비되고, 재난문자 발송은 8시간이나 늦게 발생되었고, 그나마 발송 받지 못한 국민이 허다하니 이런 망신살이 없다.

‘국민안전처’를 ‘국민재난처’라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국민안전처란 부서 명칭에 맞게 지진, 홍수, 폭염, 태풍 등 재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원전에 대한 올인 정책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충북도도 이번 지진에서 이렇다 할 조치를 하지 못했다. 피해가 없어 다행이지만 경고방송도 피해발생 시 대처방법도 주지키지 못했다.

충북도는 재난을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해 국장보다 한 계급 위인 2급 부서장을 재난안전실장에 보임하고 안전정책과·재난관리과·치수방재과를 지휘토록 하고 있다.

조직은 그럴 듯한데, 부서 내 지진전담팀은 물론 지진전문가도 전무해 지진이 나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충북이 그동안 지진에 안전했던 탓도 있지만 당장 급한 불부터 끄고 보는 행정 관행 탓도 있어 크게 나무랄 수도 없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달라야 한다.

이젠 충북지역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의 토대 위에서 도내 전역에 대한 지진 안전도 검사를 하고 결과에 따른 이행조치를 하나하나 해나가야 할 것이다.

요즘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는 ‘터널’이라는 영화처럼 터널붕괴사고도 있을 수 있고, 취약한 교통구조물들을 정밀 진단해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특히 지진에 참화를 입으면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충주댐·대청댐·괴산댐과 크고 작은 저수지수들에 대한 안전진단은 물론 상시감시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교를 비롯한 노후화된 다중시설과 부실한 주택ㆍ담장·간판 등 손볼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진 초기와 후기의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산하공무원들과 도민들에게 제공하고 교육해야 한다.

지진은 어찌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슬기롭게 대처하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재난이다.

하여 충북도의 실효성 있는 지진대책을 촉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