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야기
추석 이야기
  • 민은숙<괴산 동인초 사서교사>
  • 승인 2016.09.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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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 민은숙<괴산 동인초 사서교사>

집에 조카가 있고, 이제 초등학생이 되기 시작하니 알려줘야 할 것이 많아졌다.

지나갔지만 추석도 마찬가지다. 아주 어렸을 적에는 그냥 즐겁게 명절을 맞으면 되련만, 지금은 아직 아무것도 모를 아이에게 이 날은 왜 쉬는 거고, 어떤 날이다, 뭐 하면서 지낸다, 하고 설명해줘야 한다. 엄마들이 항상 이야기하는 “왜?” 질문이 폭발하는 시기다. 그 질문에 답을 안 할 순 없으니 대답해주는데, 이게 은근 귀찮고 번거롭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인터넷으로 검색해 봐”라고 할 수도 없으니 결국 책을 찾아보게 된다.

아마 나와 같은 고민을 할 보호자들이 많겠지 싶어 이번에는 추석에 관한 책 이야기를 할까 싶다.

제일 먼저 고른 책은 ‘솔이의 추석 이야기’(글·그림 이억배/길벗출판사)이었다.

1995년에 초판이 나온 이래 계속 판을 거듭해 학교 도서관에 소장된 2006년도 책을 보니 34쇄를 찍은 책이다. 스테디셀러다. 오랜 기간 절판되지 않고 나왔다는 건 좋은 책이란 뜻이다.

이 책으로 조카들에게 읽어줄까 싶어 다시 한 번 읽었다. 추석 이야기가 실려 있다. 엄마 아빠 어렸을 적, 대충 80~90년대 시기의 추석 모습을 담고 있다. 추석을 맞이하기 위해 목욕도 가고, 머리도 다듬고, 장도 보고 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집에 귀성하기까지의 과정을 즐겁고 유쾌하면서도 정감 있게 담고 있다. 차례나 성묘, 추석의 전통놀이 등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기 딱 좋은 내용을 담았다. 겉표지에 한복을 다리는 것부터 시작해 끝에 한복을 걸어두는 것으로 끝난다.

그런데 아무래도, 조카들에게 읽어 준다 생각하니 약간은 욕심이 더 생긴다. 유래나 명절에 대한 설명이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유래에 관해 다시 책을 찾아보니 ‘신나는 열두 달 명절 이야기’(우리누리 글/어린이중앙)가 있었다. 이 책도 96년 초판이 출간되었다. 절판되지 않고 꾸준히 나오는 책 중 하나다.

이 책은 추석 명절에 대한 유래를 담고 있다. 왜 추석을 한가위라고 하는지, 강강술래가 어떻게 유래하였는지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추석의 유래에 대해 설명해주기에는 이 책이 좋지 않을까 싶다. 125쪽 정도의 분량으로 저학년 어린이가 읽기 버겁지 않을까 싶지만, 명절 하나에 대한 설명은 대부분 10쪽 이내이다. 부분별로 쪼개서 읽어주면 저학년이 봐도 될 듯하다.

추석 외에도 설이나 단오 등도 설명되어 있으니 비상약처럼 하나 구비해 두는 것도 괜찮겠다. 단, 명절에 대한 설명 외에는 그 명절에 먹는 전통 음식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이 부분만은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 분명히 이거 먹고 싶다, 만들어 달라고 조를 게 뻔하니 말이다.

최근 나온 것으로 다시 한 번 찾아볼까 싶어 뒤진 책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김평 글/책읽는곰)이었다. 표지부터가 강강술래하는 달 토끼들이 나와서 어린애들이 좋아할 표지다. 주인공도 사람이 아닌 토끼다. 솔이의 추석 이야기와 거의 비슷한 구성의 이야기지만, 색감이 좀 더 푸른 쪽의 느낌이 강해 눈이 좀 시린 느낌이 난다. 아직 원색을 좋아하는 조카들은 이쪽의 그림을 더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뒷면에 추석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다른 나라의 추석 이야기도 짧게 설명이 실려 있다.

좀 더 크면 그냥 책을 읽으라 주고 평안한 추석을 보낼 수도 있으련만 아직은 어리니 내년 추석에는 이 책을 읽어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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