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유혹, 트랜스지방
달콤한 유혹, 트랜스지방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6.12.25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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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화씨(33·회사원·청주시 흥덕 구 복대 1동)는 미국 유학 시절 길들여진 입맛 때문에 한국에 들어온지 4년이지났음에도 1주일에 2~3회 정도 패스트푸드점을 찾아 바삭하고 고소한 치킨세트를 즐겨 먹는다. 한 입 뜯을 때마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조차 잊게 된다는 그녀는 연인의 달콤한 사랑만큼 감미로운 맛에 푹 빠져 산다

 부드럽고, 고소하고, 바삭할수록 혹시 트랜스지방

성탄절을 맞아 온 가족이 둘러앉은 가운데 차려진 식탁을 보라. 케이크에 촛불켜고, 통채로 올려진 치킨, 비스킷 등등 트랜스 지방에 점령당하지는 않았는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식생활 곳곳이 트랜스지방에 노출돼 있다. 햄버거, 치킨과 같은 패스트푸드, 과자나 팝콘 등의 가공식품, 도넛, 패스트리와 같은 빵류, 그리고 밖에서 사 먹는 음식들. 트랜스지방은 액체 기름을 고체 지방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방으로, 쇼트닝과 마가린이 대표적이다. 이는 액체 상태의 기름을 이동이 간편하고, 보관을 쉽게 하기 위해 만들게 된 것이지만, 액체에서 고체로 굳히는 과정에서 '트랜스지방'이라는 제 3의 지방이 함께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기게 된 트랜스지방은 혈액 내 나쁜 콜레스테롤수치를 높이고, 좋은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 식품별 트랜스지방 함량(해당식품 100g)을 살펴보면, 쇼트닝 마가린(14.4g), 전자렌지용 팝콘(11g), 튀김용 냉동감자(4.7g), 케이크(2.5g), 프라이드치킨(0.9g), 햄버거(0.4g), 피자(0.4g), 스낵(1.2g) 등이다. 세계보건기구(WTO)는 성인 1인당 하루섭취제한량을 2.2g으로 하고 있다.

 조용한 암살자. 트랜스지방

미국 하버드대 공중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미국에서 한 해 동안 트랜스지방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들이 연간 3만명에 육박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캐나다 의학보고에도 트랜스지방을 매일 1g씩 복용하면 심장질환 위험이 20% 증가한다고 조사됐다. 이 때문에 트랜스 지방을 '조용한 암살자'라고도 부른다. 마가린은 식물성 지방이니까 동물성 지방인 버터보다는 몸에 좋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오해다. 트랜스지방은 동물성 지방처럼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혈관에 좋은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때문에 혈관 건강에 더욱 해롭다. 결국 트랜스지방으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혈관 속을 돌아다니면서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키는 정도가 포화지방산의 3배라고 하니, 그 위험성은 가히 위협적이다. 트랜스 지방은 심혈관질환의 발병을 부르고, 알레르기, 면역력 저하, 당뇨, 암 등으로도 발전, 그 위험성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트랜스지방을 줄이는 요리법

트랜스 지방의 섭취를 줄이려면 튀김 요리를 할 때 쇼트닝보다 식물성 식용유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같은 식용유로 너무 여러 번 튀기는 것도 트랜스지방을 늘리는 요인이다. 토스트나 볶음밥 등의 조리때 마가린 사용을 줄여야 하며, 원재료명에 쇼트닝, 마가린, 정제가공유지 등 경화유를 사용했다고 표시된 식품의 섭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야채와 생선, 고기등은 튀기지 말고 찌거나 구워 먹는 것이 좋다. 음식 조리때 포도유, 올리브유 등 식물성 기름을 되도록 사용한다. 토스트는 마아가린이나 버터 대신 유자청, 잼 등을 바른다. 샐러드는 레몬즙으로 맛을 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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