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회 실패 교훈 잊지 말자
첫 대회 실패 교훈 잊지 말자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6.09.11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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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 지난 8일 막을 내렸다.‘세계 무예올림픽’을 표방해 충북도와 청주시가 공동개최하고 무예마스터십 조직위원회가 주관한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 무예의 축제 가능성을 남기고 새로운 도약을 기약했다.

청주시내 5곳의 체육관에서 열린 무예마스터십은 내용, 형식, 운영 등 일부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무예를 축제로 만든 새로운 개념의 대회였다는 이정표를 세운 축제로 기록될 것으로 평가된다.

무예라는 추상적이고도 생소한 주제에도 무예마스터십은 관객들로부터 관심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우선 돋보인다. 경기장과 숙박시설도 기존 시설을 활용해 대회가 끝난 뒤 시설관리 문제 등의 후유증이 없는 대회였다는 점에서 ‘저예산, 고효율’대회로 평가할 수 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orld Martial Arts Masterships Committee, WMC)가 공식 출범한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WMC 위원은 각 종목별 세계무예연맹회장, 학계, 외교, 스포츠행정, 미디어, 법률, 경제 등의 인사로 세계무예인의 축제인 무예마스터십의 지속적인 개최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WMC 본부 소재지로 1회 대회가 열린 청주가 유력해 다음 달 충주에 설립되는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구인 국제무예센터와 함께 충북이 자타공인 세계 무예의 심장부가 되는 셈이다.

WMC는 이번 창립총회에서 제2회 무예마스터십을 2019년 충북에서 개최하고 제3회 대회부터는 해외에서 열기로 의결했다. 충북이 선도한 무예마스터십이 해외에서도 열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게 됐다.

IOC, Sport Accord, UNESCO 등 국제적 스포츠 무예관련 기구와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도 이번 대회가 얻은 큰 소득 중 하나다.

첫 대회의 우려가 현실화되기도 했다. 선수단 참가 규모가 당초 명단 엔트리 대비 85%로 줄면서 경기 진행 일정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예산 부족으로 선수에게는 체재비의 50%만 지원하면서 선수 참여가 저조했다. 선수들의 수준도 문제였다. 애초 무예의 고수들이 참가한 대회로 홍보를 했지만 실제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의 수준이 기대에 못 미쳐 흥행에 실패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청주무예마스터십은 아직 NMC(국가올림픽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아 종목별 세계연맹에서 선수를 관할하면서 일부 외국인 선수가 잠적하는 일이 발생했다. 입국허가를 받지 못해 공항에서 곧바로 출국당하는 일까지 있었다.

경기장이 분산되면서 관람객을 집적화하지 못했다. 홍보 부족으로 도민들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번 대회를 지켜본 도민들은 ‘반쪽짜리 대회’, ‘실패한 대회’라는 냉정한 평가를 하고 있다. 사전 충분한 계획과 준비 없이 추진한 대회는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교훈으로 남겼다.

충북은 관광자원이나 산업자원이 풍부하지 않아 축제를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런 면에서 희소성이 있는 이번 대회는 충분한 상품성이 있었다.

그렇지만 소비자가 상품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하는 데는 실패했다. 운영상의 미숙한 점은 개선하면 될 일이지만 한번 흥미를 잃은 관객을 다시 끌어들이는 데는 배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첫 대회의 실패를 경험 삼아 2회 대회는 더 나은 대회, 선수와 관객이 하나 되는 대회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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