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경제보다 행복 1위의 삶이 그립다
4% 경제보다 행복 1위의 삶이 그립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6.09.07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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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최근 충청지방통계청이 흥미로운 자료를 발표했다. 지난 10년간 충북을 비롯해 충청지역의 경제상황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여러 가지 항목으로 비교해 보여준 것이다.

이 자료를 보면 충북은 10년 전보다 확실하게, 그리고 크게 발전했다.

지역 총생산이 2004년에 27조7670억원에서 2014년에는 79.3%나 증가한 49조7907억원에 이르렀다.

전 산업의 종사자 수는 2014년 기준 62만557명으로 2004년 43만9934명에 비해 41.1%나 늘었다.

그런데 한가지 주목할 부분이 있다. 충북도의 2014년 지역 내 총생산액이 전국대비 3.4%를 차지한 것이다. 이는 2004년에 비해 0.2%p 증가한 것이다. 전국대비 지역 내 총생산액이 0.2% 상승하는데 10년이나 걸렸다.

그렇다면 충북도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2020년 전국대비 4% 충북경제’달성은 가능할 것인가.

현재까지의 추세로 단순하게 예상해보면, 0.6%p 상승해야 하니까 30년 걸려야 한다. 2014년 기준으로 30년 후인 2044년이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충북도는 2020년 4% 충북경제달성을 위해서는 67조원 수준의 지역 총생산이 필요하고, 정책적 의지로 9조4000억원, ‘현상황지속’으로 11조7000억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성장률도 5.55%로 낙관했다.

그렇지만 이런 목표는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0년까지 경제성장률이 2~3%대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상황지속’으로 발생할 11조7000억원의 창출은 버거울 것이다.

무엇보다 정책적 의지로 9조4000억원을 추가로 달성하겠다는 계획은 청주공항 MRO(항공정비사업) 좌초 등 대형 프로젝트의 불발 가능성 때문에 달성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충남의 비약적인 발전이 오히려 충북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충남은 지난 10년간 약진하고 있지만, 충북은 충청권에서 세력을 잃고 있다.

충남은 10년간 지역 총생산증가율이 전국 1위(120.2%)를 차지하는 등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그러나 충북은 2004년 29.2%였던 충청지역 내 총생산 비중이 2014년에는 26.5%로 떨어졌다. 10년 새 2.6%p나 감소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04년에는 충북의 1인당 지역 총생산액이 충남의 73.9%였지만, 2014년에는 66.8%로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장밋빛 프로젝트’말고, 지역을 살리기 위해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외자유치 등 외부의 대형프로젝트 유치만을 지역발전의 중심으로 삼으려는 정책이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최근 ‘이토록 멋진 마을’이라는 책을 접했다. 이 책은 인구 79만명의 작은 지방정부 후쿠이현이 일본에서 행복도 1위, 초·중학생 학력 1위, 노동자 세대 실수입 1위, 대졸 취업률 1위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여준 배경을 다뤘다.

결국 지속가능한 공동체, 활발한 강소기업과 지역학교의 산학협력·자발교육, 토착민과 외지인·노년층과 IT세대의 화합, 지역 공동체를 존중하는 문화, 3대가 함께 사는 가족 등이 제시됐다.

우리도 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것도 2020년이 아닌 지금, 4% 경제가 아니더라도 가족·이웃과 함께 웃으면서 ‘인간답게’살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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