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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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억수 <시인>
  • 승인 2016.09.0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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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 심억수

지난 주말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행사장을 관람하였다.

직지코리아 행사가 9월 1일부터 8일까지 청주 예술의전당과 고인쇄박물관 일원에서 개최되고 있다. 1377년에 편찬된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약칭: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국제 행사다.

`직지, 세상을 깨우다'라는 주제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직지 세계로 가는 출입문 역할을 하는 ‘직지 월(WALL)’의 거대함에 압도당하였다. `직지 하권'에 실려있는 1만6021자의 한자가 새겨진 높이 11.7m, 길이 87m로 설치된 조형물이다. `직지 하권'은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70여년 앞선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직지 하권'에 인쇄 시기와 인쇄 장소 그리고 인쇄 방법까지 기술돼 있다.

청주 흥덕사가 현존하는 세계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인쇄한 곳으로 확인됐다. `서원부 흥덕사'라는 글귀의 금구(禁口) 조각과 `황통 10년…흥덕사'라고 새겨진 청동불발(靑銅佛鉢) 뚜껑이 그 유물이다. 청주시의 노력으로 직지가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청주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03년부터 ‘직지축제’를 개최했다. 그리고 2005년에 유네스코 직지상을 제정해 두 행사를 격년제로 열어왔다. 그러다가 올해 기존의 두 행사를 통합해 국제행사로 위상을 높여 전시, 공연,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로 열리고 있다.

주제 전시장에는 ‘직지, 금빛 씨앗’을 테마로 11개국 35개 팀 작가가 참여한 57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영국의 에이브 로저스가 전시 공간 연출을 하였다. 문화, 역사, 과학, 예능 분야의 글로벌 슈퍼스타 연사가 들려주는 골든씨드 라이브 쇼에서 직지의 가치를 조명하는 강연을 들으며 청주시민의 자긍심을 느꼈다.

또한 구텐베르크인쇄기, 선장 본, 측우기 등 23점의 인쇄관련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구텐베르크인쇄기를 직접 체험해 보았다. 온 힘을 다해 밀고 당겨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쉽고 빠르게 인쇄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인쇄 기술의 우수성을 다시 느꼈다.

행사장 주변에는 청주 시민추진단이 만든 ‘1377 고려 저잣거리’가 있다. 초가 부스를 설치하고 직지가 탄생한 고려시대의 시대상을 반영한 저잣거리에는 전통 복장을 한 상인들이 물건을 팔기도 하고 고려의 특산물인 한지, 도자기, 철물, 인삼 등과 관련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청주시 운천동 흥덕사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를 인쇄한 유적지이다. 의미 있는 장소에서 `직지코리아'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직지가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이라는 역사적 의미뿐 아니라 창조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 박철완 사무국장은 “올해 처음 국제행사로 치러지는 만큼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창조의 사전적 의미는 새로운 것을 처음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생각을 다르게 가지는 것이다. 남들이 다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새롭게 조명하는 일, 그 일을 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가 하고 있다. 직지코리아 행사장을 둘러보면서 직지의 가치와 창조의 의미를 실감하였다.

이번 직지코리아 행사 계기로 모든 시민이 흥덕사지와 고인쇄박물관을 방문했으면 한다. 그래서 직지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얻어 금속인쇄문화의 발상지인 청주시민으로서의 긍지를 갖자. 우리 모두 직지와 청주를 알리는 홍보 요원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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