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꼬마 돼지 욜
꿈꾸는 꼬마 돼지 욜
  • 하은아<증평도서관 사서>
  • 승인 2016.09.0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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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 하은아

수많은 책 중에서 특정한 책을 골라서 읽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그 책이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일 수도 있으며 베스트셀러로 세간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어 있을 수도 있다.

학생일 때에는 숙제나 필독서이기 때문에 읽어야 하는 이유도 생긴다. 직장생활에 필요한 업무를 위해서 읽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가장 뜻하지 않은 행복감에 젖어 책을 읽는 경우도 생긴다. 바로 책을 직접 쓴 작가에게 친필 사인이 든 책을 선물 받은 경우이다.

마지막 경우는 내가 쓴 책이 아님에도 기분 좋은 책임감이 생긴다. 꼭 다 읽어야겠다라는 마음과 소중히 간직해야 한다는 마음이다. 마치 나의 책인 것처럼 잘 보이는 책장에 꽂아놓고 흐뭇해한다.

도서 ‘꿈꾸는 꼬마 돼지 욜’(오미경 글·휴먼어린이)도 내 책장에 꽂혀 있으면서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이 출간됐을 무렵 책이 아직 따끈따끈할 때 오미경 작가로부터 직접 선물 받았다.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오미경 작가와 인연이 닿아 작가강연회 행사를 진행했었다. 웃는 얼굴이 매력적인 작가는 만날 때마다 어린아이 같은 밝음과 순수함이 가득 담긴 말로 삶을 응원해주곤 했다.

작가의 그런 매력이 동화를 쓰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작가로부터 새 책이 나왔다며 받은 선물이었다. 이런 책들은 바로 펴들지 못한다. 이 책을 쓰기 위해 느꼈던 많은 시련과 고통이 책의 무게와 함께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욜이라는 이름을 가진 막내 돼지이다. 다른 돼지들처럼 꿀꿀꿀 거리기 싫어 고민 고민 끝에 찾아낸 자신만의 소리가 ‘욜욜욜’이다. 그

래서 이름이 욜이다. 욜욜욜거리는 돼지라니 생각만 해도 귀엽다. 그런 돼지가 꿈을 꾼다. 하얗고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과 하늘을 보고 싶다는 꿈이다. 돼지는 몸의 구조상 하늘을 볼 수 없다. 목을 높이 들어 하늘을 볼 수 없는 신체 구조를 가진 돼지가 하늘을 보겠다고 운동을 하고 온갖 방법을 찾아다닌다. 그 돼지의 성장기 동화라고 할 수 있다.

욜은 꿈을 이룰 수 있는 대안을 찾기도 한다. 직접 하늘을 보는 것이 아니라 물웅덩이를 통해 본다. 그러나 그것은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을 더욱 부채질할 뿐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하늘을 보게 된 욜. 그 방법은 허무하게도 벌러덩 눕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욜은 다짐한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때까지 연습하겠다고 말이다.

우리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꿈이 있고 이루고 싶은 것이 있으며 바라는 것이 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했을까? 너무 쉽게 포기한 것은 아닐까? 아니면 포기하는 이유를 만들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꼬마 돼지 욜이 보여준 용기가 나에게도 힘이 된다.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실패 따윈 과정일 뿐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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