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야간축제로 전환하자
직지, 야간축제로 전환하자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6.09.04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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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연지민 취재3팀장(부장)

지난 주말 청주에서는 3개의 축제가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직지코리아페스티벌과 함께 세계무예마스터십이 국제행사로 열렸고, 청주읍성큰잔치가 지역축제로 이어졌다.

3개의 축제는 나름대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무예올림픽으로 처음 개최되는 세계무예마스터십과 금속활자본 직지를 세계에 알리는 직지코리아, 임진왜란 당시 육지전에서 최초로 승전보를 알린 청주성탈환을 기념하는 청주읍성큰잔치 등은 지역민들에게 자긍심을 안겨주기 충분하다.

그러나 굵직한 행사가 같은 시기에 개최되면서 시민들의 반응은 다소 어리둥절한 반응이다. 왜 갑자기 축제가 한꺼번에 열리냐는 것이다. 이는 행사를 앞두고 관계자들마저 우려했던 부분이지만 시민들의 체감도는 뚜껑을 연후 뒤늦게 찾아온다.

시민들의 반응을 뒷받침하듯 3개 축제 예산만 따져봐도 14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8일간 청주에서만 140여억원의 예산이 축제에 사용되는 셈이다. 오는 8일까지 열리는 축제를 단정하긴 어렵지만 겹치기 행사로 인한 축제의 차별성은 저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개최 방식은 서로 축제 효과를 깎아 먹는 일이 될 것이다.

자치단체를 알리기 위한 홍보행사가 경제성만으로 판가름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경제성이 떨어져도 국제 규모의 축제는 지역을 알리는 효과와 아우라를 지니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예산 대비 효과는 미지수일 수밖에 없다. 실제 축제장을 찾아오는 타 지역민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행사기간 동안 교통이 원활했다는데서도 지금까지의 축제의 성과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축제의 개최시기가 도마위에 올랐다. 외부인은 차치하고라도 지역민들조차 각각의 행사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끝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청주라는 같은 공간에서 조밀하게 행사가 치러지면서 개최 시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차기 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가 충주로 확정된다면 겹치기 국제행사에 대한 우려도 줄어들 수 있지만 축제 시기와 방식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직지코리아의 경우 지역의 한 오피니언이 직지축제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날로 개최할 것이 아니라 4월 말에서 5월 초로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도 축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에서다. 전국의 축제가 겹쳐 있고, 개학과 명절이 있는 9월보다는 학생들의 체험학습이 많은 시기가 직지와도 어울린다는 의견이다.

고민의 연장선에서 개최시기를 옮기는 것이 어렵다면 야간 행사에 방점을 둔 직지코리아페스티벌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직지코리아는 예년 행사와 달리 밤 9시까지 야간행사로 개최되면서 시민들의 호응이 컸다.

특히 고인쇄박물관 일원에서 열린 무료존 행사장은 본 행사장보다 두세 배 이상의 관람객을 모으면서 새로운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여름 무더위를 피하면서 즐길 수 있는 이색 야간행사도 직지를 세계에 알리는 좋은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첫 국제행사로 열린 직지코리아페스티벌은 작지만 세계화의 가능성에 단초를 마련했다. 프랭크 라 루 유네스코 사무총장보가 청주시에 국제세미나와 같은 공동사업을 제안한 것이나, 유네스코직지상 수상기관이 협력 네트워크를 만든 것도 직지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성과다. 이러한 성과를 축제에 결합하는 기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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