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도 고향과 같은 마을숲을
도시에도 고향과 같은 마을숲을
  • 김영환<충주시 노은면 산업팀장>
  • 승인 2016.09.0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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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김영환

유난히도 무더웠던 지난여름, 충주시청 학습동아리 ‘수피아들의 행복여행’ 회장을 맡아 숨은 숲을 찾는 여행을 다니면서 시원한 마을숲이 있는 마을을 부러워했다.

마을숲은 농촌의 귀중한 생태적, 문화적 자원으로 주민들이 모여 마을의 대소사를 공동으로 치러내는 소통의 공간이고, 전통적으로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고향의 숲이다.

충주에는 규모가 제법 되는 마을숲은 남아있지 않지만 문헌상 기록이 있는 고목 숲으로 동량면 장선숲, 산척면 상산숲, 수안보면 마당숲, 목계솔밭, 주덕읍의 풍덕숲 이 있으며 이를 전통 마을숲으로 부르고 있다.

예전에는 마을마다 동구(洞口)에 대부분 숲이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에 마을숲이 크게 훼손이 됐고 그 이후에도 식량증산을 위한 농경지로 바뀌거나 농촌개발 바람이 불면서 건물이 들어서는 등 하나 둘씩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번에 우리 학습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문헌을 참고해 충주시 수안보면과 앙성면 등 2개 지역의 마을숲을 조사한 결과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6군데의 마을숲을 찾아냈다. 시의 다른 지역까지 모두 살펴본다면 10여 곳은 더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을숲은 주민들의 꾸준한 이용과 관계를 통해 생명력을 갖는다. 현재 남아있는 마을숲도 관리 상태가 좋지 않고, 지금도 무관심 속에 사라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생명력이 약해져 기능과 역할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건강을 생각하는 시대를 맞아 마을숲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고목이 있는 마을숲에 가면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인간과 자연이 자연스럽게 통한다.

여기에 민속놀이나 연극, 마을 행사나 축제 등 문화적인 이용을 높여가며 주민들의 삶의 가치와 행복지수를 높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도시의 공원 조성도 시민편의를 위한 기존방식과 함께 열중 한둘은 인공 시설물을 최대한 줄이고 소나무, 느티나무 등 전통 숲의 수종(樹種)으로 마을숲 같이 조성한다면 도시에서도 고향과 같은 포근함을 선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숲은 우리의 미러라고 했다. 우리는 오랜 된 숲이 사라지고 난 다음에서야 숲의 소중함을 알게 되어서는 곤란하다.

좀 늦긴 했지만 이번 기회에 전국적으로 마을숲의 올바른 보전과 복원, 활용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최근 지구온난화와 잦은 기상이변은 “지구가 더 이상 파먹지 말라는 신음소리이며 준엄한 자연의 경고”라는 말을 우리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마을숲은 녹지공간으로서 공기 정화와 기후를 완화하고 공기 중이나 지하수 등 더 많은 수자원을 확보하는 기능을 한다.

마을의 경관이 좋아지고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며 거친 비바람까지 막아주는 유익한 숲이 아닌가?

이제 사라진 마을숲을 점차적으로 복원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며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이루는 소통의 중심마당으로 가꾸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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