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신정호 ‘명품’ 망치려나
아산 신정호 ‘명품’ 망치려나
  • 조한필 기자
  • 승인 2016.08.30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 조한필 부국장(내포)

아산 신정호 주변은 요즘 곳곳에서 전원주택, 음식점, 카페 공사가 한창이다. 신정호는 2009년 수변 산책길 조성으로 재탄생해 쾌적한 힐링공간이 된 지 오래다. 이후 아산시는 이곳에 더욱 정열을 쏟아 전국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명품공원을 만들었다.

그런데 최근 신정호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 간단치 않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신정호를 찾았다. 항상 그렇듯이 동쪽 제2주차장에 차를 댔다. 그런데 좁은 도로 바로 건너편에 3층 건물이 들어서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 1층 대형 음식점, 2층 카페 등이 자리잡을 것 같았다. 이 건물에 딸린 주차장이 얼마나 클진 모르겠지만 맞은편 공영 제2주차장까지 붐빌 듯하다.

“어쩌겠나? 신정호가 시민들로 북적대니까 돈 벌려고 하는 일을….” 몇 년 전부터 잇따라 인근에 음식점, 전원주택단지(2곳)가 지어졌기 때문에 무심코 넘겼다.

하지만 조금 후 그냥 넘기기 어려운 광경을 목격했다. 신정호 서쪽 끝편, 야산 꼭대기까지 굴착기가 올라가 있었다. 야트막한 야산을 벌거숭이로 만들고 있었다. 언제 공사를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이미 전원주택단지 공사가 한참 진행된 상태다. 서쪽 주택단지는 이렇듯 산을 크게 깎아가며 조성하지 않아 눈에 거스르지 않았지만 이번은 상황이 달랐다. 신정호 경관을 크게 해칠 것이 뻔했다.

“신정호 공원은 전국에 내세울 아산의 자랑”이라고 떠버리고 다닌 게 무색했다. 천안에 살지만 신정호의 변신에 항상 놀라워하며, 마음속으로 아산시에 박수를 보냈다. 외형적 발전에만 만족했지, 쾌적한 시민 휴식공간 조성에 소홀한 천안시가 본받아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신정호에 경악스런 상황이 벌어질 태세다.

신정호는 한여름엔 야외음악당 별빛축제로 그 이름값을 높였다. 영화 상영과 각종 음악공연으로 천안·예산 등 인근 주민까지 불러 모았다. 야외음악당 가까이엔 인근 도시는 없는 취사가능 지역까지 있다.

오는 10월 1일 천안 문화기획사 ㈜자이엔트가 주관하는 2016 아울페스티벌(www.owlfestival.c

o.kr)이 신정호에서 열린다. 세계적 대중음악 흐름에 발맞춰 ‘Refresh Your Music Life’ 슬로건을 내걸고 젊은 감각의 음악제를 펼친다. 아산서 열리는 전국체전을 앞두고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가면파티, 캠핑피크닉 등 다채로운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렇게 ‘명품행사’까지 갖춘 ‘명품공원’이 난개발 되는 걸 막아야 한다. 난개발은 한순간에 벌어진다. 쾌적한 ‘힐링공간’이 금세 ‘짜증공간’이 될 수 있다. 전원주택도 분별있게 지어야 한다. 한가롭게 살러 왔다가 너도나도 짓는 통에 전원주택 난립지역에 살 게 될 수 있다.

이달 초 신정호 수상스키장 인근에 조성될 신정호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보도됐다. 노후화된 음식점들과 주택이 있는 곳(방축동 410-12, 4만3343㎡)에 복합용지(47필지)와 주차장·공원을 조성한다. 아산시 관계자는 “자연환경과 조화되는 계획적·체계적 도시개발로 지속 가능한 친환경도시를 조성하고, 기조성된 유원지를 연계시켜 주민의 쾌적한 여갇휴식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맞는 말이다. 개발은 자연환경과의 조화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산책로 주위로 줄지어 음식점, 카페가 들어서고 산꼭대기까지 주택이 들어선다면 신정호가 어떻게 명품공원이 될 수 있겠냐. 아산시에 신정호 인근 건축 인허가에 대한 세심한 주의를 당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