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풀리기 관행 이제 그만
실적 부풀리기 관행 이제 그만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 승인 2016.08.3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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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29일 열린 충북도의회 임시회 대집행부 질문에서 임헌경 도의원은 충북도가 개최한 국제행사 성과에 대해 질타했다.

질문의 핵심은 도가 엑스포 수출 계약 실적을 부풀린 의혹이 있다는 것이었고, 엑스포 이후 사후 관리도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 7월 임시회에 이어 두 번째 같은 문제로 포문을 연 것이다. 작심한 듯 잘못된 관행을 비판했다.

임 의원은 먼저 충북도가 주력 성장 동력으로 삼은 화장품·뷰티·유기농 분야 엑스포의 실적보고의 허점에 직격탄을 날렸다.

잘못된 통계 수치도 제시했다. 충북도의 2014년 바이오산업엑스포 백서가 도마에 올랐다.

임 의원은 이 엑스포에서 10억달러(1조1500억원)의 수출상담을 진행해 2173만달러(256억원)의 해외 계약실적을 문제삼았다.

백서에는 계약실적 256억원 가운데 충북 소재기업의 실적은 133억원이다, 이 중 B사가 115억원, C사 9억2000만원으로 나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B사의 수출상담 카드를 확인한 결과 수출상담액 490만달러(56억원, 35건)가 기록돼 있고 계약금액란에는 33건이 빈칸이고 2건만 50달러, 20달러로 표기돼 있다는 것이 임 의원의 주장이다. 백서에 실린 계약실적과 금액이 모두 부풀려져 있었던 셈이다.

C사의 사례는 더욱 심각했다. 9억2000만원의 계약실적을 기록했다고 백서에는 나와 있지만 카드에는 현장계약 금액이 87달러로 기록돼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설문식 정무부지사가 수출상담시 바이어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을 일선 현장에서 취합하는 것이라 실제 수출과는 차이가 있다는 답변을 이해하려고 해도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실적을 부풀려도 너무 부풀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런 보고서가 도지사에게 보고됐고, 부풀려진 실적은 치적 홍보에 이용됐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

임 의원은 상담자인 바이어의 기록도 없는 경우가 허다했고, 바이어란에 공무원 자신의 전화번호, 이메일을 적은 사례도 있다고 폭로했다.

많은 바이어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기록과 통계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백서는 행사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해 그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만드는 보고서다. 이런 백서에 실린 통계수치까지 오류 투성이라면 누가 백서를 신뢰할 수 있을까.

자치단체가 주관한 국제행사 통계가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관행적으로 해오던 실적 부풀리기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의혹은 또다른 의혹을 낳는다.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도가 각종 국제행사를 열고 발표하는 성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 통계 업무가 실적을 위한 거품통계가 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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