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유학 열풍 꺼졌다
조기 유학 열풍 꺼졌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6.08.2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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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10년새 반토막 …“장기 불황·기대 못미친다”

미인정 유학 관리위서 승인 심사 … 더 줄어들 듯
조기 유학 열풍이 꺼지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조기 유학 효과가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충북지역에서 초·중·고 유학생 수가 10년 만에 반토막났다.

7~8년 전만 해도 청주 지역 일부 초등학교는 방학기간이 다가오면 단기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로 인해 수업 진행이 어려웠다.

조기 유학 열풍이 거세게 불었을 때는 한 반 30여명 가운데 10명 가량이 미국, 필리핀, 호주 등지로 떠나 짝꿍없이 앉아있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단기 유학을 다녀온 가정의 학부모들 사이에서 들인 돈만큼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앞다퉈 유학을 떠나려는 조기 유학 열풍이 사그러들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김영미씨는 지난해 미국에 있는 친척 집으로 자녀를 3개월 가량 보냈다. 국외 체험학습기간과 여름방학기간 등을 이용해 미국으로 아이를 떠나 보낼 때는 일취월장 영어를 구사할 줄 알았다. 막상 미국에 도착한 아이는 낯선 환경에서 외떨어져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현지 아이들과 제대로 어울리지도 못했다.

김영미씨는 “나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영어를 초등학생인 아이가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 잘못이다”며 “큰 돈 들여 보냈는데 한국으로 돌아온 아이를 보니 자신감마저 떨어져있는 모습을 보고 후회했다”고 토로했다.

충북도교육청이 발간한 통계연보에 따르면 충북지역 유학생 수(미인정 유학, 인정유학, 자비유학, 해외이주, 파견 동행 모두 포함)는 2014년 300명으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2006년 유학생 수가 597명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 감소했다.

충북지역 초등학생 유학생 비율은 2008년 330명이었지만 4년 뒤인 2011년 219명, 2014년 195명으로 해마다 줄었다. 중학생 유학생 수도 10년 전인 2006년엔 163명이었지만 2014년엔 77명으로 반 토막났다. 고등학생 유학생 수는 116명이었던 2006년과 비교해 2014년엔 28명으로 5분의 1로 감소했다.

조기 유학생 수가 급감한 원인에 대해 충북도교육청 전연화 국제교육담당 장학관은 “어학은 단기 유학으로 효과를 볼 수 없고 어린 학생들이 유학을 떠나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면서 외국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와 함께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체류기간 들어가는 비용도 학부모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고, 국내에 국제학교가 늘어나 외국유학의 필요성이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년과 달리 올해부터는 교육부가 정원외 학생 관리 강화를 목적으로 내려 보낸 학적 매뉴얼에 따라 미인정 유학을 떠날 경우 학교 자체에서 학부모를 출석시킨 뒤 관리위원회를 열어 유학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 유학생 수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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