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보낸 문자
학교에서 보낸 문자
  • 최지연 <한국 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
  • 승인 2016.08.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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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
▲ 최지연

아직은 뜨거운 여름, 대부분의 초·중등학교가 개학을 맞았다. 새 학기 공부 시작과 수시 준비로 학교는 숨 가쁘다.

지난 7월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학부모에게 시험이나 숙제에 대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학생들의 성취도를 높이고, 학교 결석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벨파스트 퀸즈대학교(Queen’s University Belfast) 연구팀은 잉글랜드 내 29개 중등학교 1만5697명의 실험참가 학생 중 절반에 해당하는 약 8천명의 학부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성적 및 결석률을 분석한 후 이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실험에 참여한 학교들은 이미 학부모와의 의사소통을 위해 문자 메시지를 이용해 왔는데, 실험 기간이 속한 학기 중에는 매 주 한 번씩 학부모들에게 간단한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연평균 약 30건의 문자메시지를 학부모에게 보냈다.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학교 일정 안내와 같은 개략적 학교 행사 안내, 다가오는 시험 일정, 자녀가 숙제를 안 한 것에 대한 알림, 그날 학생이 배운 학습내용에 대한 세부 사항 등 다양하게 구성되었는데, 연구팀은 문자메시지 통보가 학습자의 학업과 결석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매우 적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라고 강조하였다.

학교가 지불한 연간 문자메시지 비용은 학교 당 6파운드(약 9,000원) 가량이었는데, 이번 연구를 후원한 영국의 교육기금협회(Education Endowment Foundation) 케반 콜린스(Sir Kev an Collins) 대표이사는 특히 중등학교에서는 학교가 운영하는 양육수업에 참여하도록 학부모를 설득하는 것보다 단순하고 저렴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더 유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으며, 학교·대학 지도자 연합회(ASCL, Association of School and College Leaders)의 말콤 트로브(Malcom Trobe)도 “문자메시지나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이 학부모와의 의사소통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도 문자메시지는 학교와 학부모를 연결하는 중요한 소통 도구가 되고 있다. 학교의 다양한 행사가 문자메시지로 알려지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SNS는 대화공동체를 유지하는 수단이 된다. 그러나 우리 학교에서 보내는 문자가 학교알림과 안내 수준을 넘었든가는 한 번 짚어볼 대목이다.

영국 대학에서 수행된 연구의 가치는 6파운드를 투자해서 성적을 올리고 결석률은 낮추었다는 유의미한 효과에도 있겠지만, 어떤 내용의 문자가 학교와 학부모 사이 소통되고, 얼마나 자주 문자 알림이 있고, 또 무엇을 환기시키기에 학생들의 성적이 올라갔는지를 분석한 연구프로세스에 있다.

또한 영국 중등학교에서 학부모에게 발송한 문자의 내용 역시 단순한 일정 안내에서부터 시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알림, 학교에서 자녀가 배우는 세부 내용 등 매우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 주에 한 번 문자 안내를 통해 소통의 통로를 정기화 한 것도 의미 있다. 학교가 정기적으로 내 아이의 교육에 대해 점검하고 알리고 있다는 것은 학교와 학부모의 신뢰를 쌓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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