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와 영충호
태영호와 영충호
  • 이동훈<충북도 정책기획관실 주무관>
  • 승인 2016.08.2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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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이동훈<충북도 정책기획관실 주무관>

막바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공사의 망명으로 언론지상이 뜨겁다. 탈북외교관 중 역대 두번째에 해당하는 고위직이자 북한의 대표적인 명문가인 빨치산 가문, 북한의 금수저 중에서도 대표적인 금수저인 그가 보장된 미래를 뒤로하고 한국행을 택한 것이다. 그의 망명배경에 많은 국민이 관심을 나타내는 건 당연한 일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 대한민국에 대한 동경 등을 주된 이유로 꼽는 가운데 눈에 띄는 분석이 있다. 슬하에 2남을 둔 그가 자식의 앞날을 위해 한국행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념과 사상으로 중무장한 북한의 엘리트도 자녀가 살기 좋은 곳을 선택하는 세상이다.

국내로 시선을 돌려보자. 과거 산업화의 물결속에서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도로’라는 말이 있었다. 마치 서울에 살지 않으면 일류가 되지 못하고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인식하던 그 시기에 젊음을 보낸 베이비 붐 세대들이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했다. 귀농 귀촌 인구도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 척박한 환경과 치열한 경쟁을 뒤로하고 살기 좋은 곳을 찾아 떠나는 이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런 점에서 최근 사단법인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발표한 지난 20년간의 한국지방자치경쟁력지수(KLCI) 변화추이가 의미깊게 다가온다.

이번에 시행된 KLCI 20년 추이 조사는 1995년부터 2015년까지의 전국통계연보와 지방재정연감, 사업체기초통계조사보고서 등 공식통계에서 11만7000여개의 데이터를 발췌해 경영자원, 경영활동, 경영성과 등 3개 부문으로 구성된 59개의 지표를 분석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인적·물적 인프라, 경제활동인구, 산업구조, 세계화·국제화 비율, 주민생활, 환경안전, 인구성장률 등 지역을 평가할 수 있는 모든 항목이 총망라됐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지역의 총화라 할 수 있는 이번 평가에서 충북도가 전체 광역지자체 중에서 3위, 도 단위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IT·BT 산업단지 조성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 향상, 정부예산 증가 및 주민 1인당 지방세 부담 역량 등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환경안전, 복지확충, 교육문화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특히 통합 전 기초 지자체 중 11위를 기록한 청주시가 통합 후인 2015년 1위로 올라가는 등 지자체 통합효과 또한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14년 성장A지역 평가, 최근 5년간 경제성장률 2위, 고용률 전국 2위, 광·제조업체수 증가율 1위, 정부합동평가 4년 연속 최우수도 선정 등 모든 주요 지표들도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로 충북을 가리키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도읍을 정하고, 집터를 잡을 때 좌청룡(左靑龍)·우백호(右白虎), 배산임수(背山臨水)로 대표되는 풍수지리를 따랐다. 앞으로는 새로운 터전을 잡을 때 이왕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호수,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담을 호수, ‘영충호’를 품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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