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태세 확립위한 지도층의 솔선수범 절실
안보태세 확립위한 지도층의 솔선수범 절실
  • 박병찬<칼럼니스트>
  • 승인 2016.08.2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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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 박병찬<칼럼니스트>

국가비상사태 대비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 Ulchi Freedom Guardian))’이 시작됐다. 22일부터 3박 4일 동안 시행된다. 전국 시·군·구 이상의 국가기관 등 4000여 기관·단체에서 총 48만여 명이 참가한다.

연습은 기관·단체의 전시임무수행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시 직제편성 훈련’과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비한 ‘주민대피 훈련’ 등 실제 상황을 상정해 실전적으로 진행된다. 사이버테러 대응 및 GPS 교란에 대응하기 위한 실제훈련도 시행된다.

기간 중 ‘관계자비상소집, 전쟁수행기구 운영 훈련, 종합상황실 설칟운영, 접적지역 주민이동훈련, 행정기관 소산이동훈련, 국가중요시설 방호 및 테러에 대비한 민·관·군·경 통합 훈련, 기술인력·건설기계·차량 등 자원동원 훈련, 전국적 규모의 민방공대피훈련’이 계획돼 있고, 연습 이후 ‘연습 평가회의, 문제점 및 시정사항 발굴 처리’ 등도 시행될 예정이다.

을지연습은 1968년 청와대 무장공비 기습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몇 번에 걸쳐 명칭이 변경되면서 올해로 49회를 맞이했다. 사람으로 치면 지천명의 나이가 됐다. 하늘의 뜻을 알아야 할 정도로 오랜 세월 반복됐다. 훈련 수준이 완숙단계에 와 있어야 할 시기라는 얘기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전반적으로 국민 안보의식이 희박하다. 위기 시 행동절차 또한 제대로 아는 것과 숙달된 것이 안 보인다. 연습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고 건성건성 반복했기 때문이다. 연습을 하는 순간까지도 그 행동절차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통제관이 하라고 하니까 한다’는 식으로 간절함 없이 연습을 했기 때문이다.

예상할 수 있었던 현상이 아닐까 싶다. 을지연습을 현관주변에 화분을 배치하는 일보다도 덜 중요하게 여기는 기관·단체가 있었고, 아직도 ‘자신은 연습대상이 아니다’라는 착각을 하는 것도 모자라 구성원의 연습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기관·단체장이 있는데다 ‘우리 기관에 예비군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연습계획을 왜 보느냐’며 업무담당자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등 상식 이하의 안보관을 가진 국장급 고위공무원도 있었으니 말이다. 리더와 고급간부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 조직 구성원들의 안보의식과 연습상태는 오죽하겠느냐는 얘기다.

작금의 우리 주변 상황은 매우 어렵고 위험하다. 북한은 핵을 가지고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고 있고,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공사의 망명과 이번 을지훈련을 빌미로 테러 등 대남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사드(THAAD) 문제로 국론은 분열되고 민심은 바닥을 치고 있다. 거기에다 100년 만에 찾아온 더위로 국민은 짜증이 날 대로 나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총체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특히 국민 안보의식이 위험 수준에 와 있다. 공안기관·단체의 기능과 역할도 많이 약화했다. 북한 등 주변국의 위협에 너무 무감각하고 대처도 미온적이다. 오랜 기간 충격적인 외침이나 북의 도발을 경험하지 못한데다 대북 햇볕정책의 부작용에 기인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안보 공감대 및 국민통합을 확고히 할 때다. 이번 을지연습이 계기가 됐으면 한다. 관계기관(부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연습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켜나가는 가운데 일정별 연습내용부터 하나하나 제대로 이해 숙지 숙달하는 것이 우선됐으면 한다. 각 기관단체 리더 등 지도층인사들의 의지와 솔선수범이 선결돼야 가능할 것이다.

/안보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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