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에도 폭염 기승 특단 대책 필요하다
처서에도 폭염 기승 특단 대책 필요하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6.08.21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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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17일째 폭염경보 … 가축·농작물 피해 속출

정부, 기후변화 반영 등 실질적 대안마련 절실
▲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가축, 농작물, 인명피해 등이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폭염대책은 걸음마수준에 있어 환경변화에 따른 새로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말라들어가는 율무(왼쪽)와 더위에 시달리는 닭사육장.  
내일은 절기상 처서(處暑)다.

기승을 부리던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 오기 시작한다는 절기가 처서다.

그럼에도 올해는 가마솥같은 폭염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특단의 폭염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다.

하지만 당국은 매년 되풀이되는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대책으로 일관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때문에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따른 기록적인 폭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정부차원의 새로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해마다 폭염일수가 증가하면서 피해도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은 제자리걸음이다.

21일 현재 충북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지 17일째다. 불볕더위로 사람이나 가축 모두 하루하루를 힘겹게 나고 있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3시 기준 증평의 수은주가 36.1도까지 치솟았다. 도내 대부분 지역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돌았다.

이에 따른 인명과 농·축산물의 피해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학생들도 찜통더위 속 수업에 학습능률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하지만 중앙과 지방정부의 폭염대책은 예년과 별반 다를 게 없이 야외활동 자제를 알리는 휴대전화 문자서비스 수준에 그치고 있다.

매일 ‘폭염특보에 따른 대처상황 보고’를 언론에 공개하고 있는 충북도의 20일 현재 조치사항은 △폭염대비 상황관리 및 비상근무 실시(도·시군 12팀 243명) △문자서비스(3만7995명) △무더위쉼터 방문(1345회) △마을방송 846회 등 4가지 방안이 전부다.

일선 시·군의 폭염대책이라는 것도 △폭염대책과 상황관리체제 구축 및 운영 △폭염특보 및 피해발생 시 신속한 통보 및 보고 등 틀에 박힌 듯한 구호성 대책뿐이다.

65세 이상 노인, 학생, 농민, 군인, 건설·산업사업장 근로자에 대한 폭염특보 발령시 휴식 유도는 추상적이기까지 하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권고할 수는 있지만 지키지 않을 경우 제제 방법조차 없다.

지난해 청주시에도 도입한 주요 횡단보도 그늘막 설치사업이 그나마 피부에 와 닿는 폭염대책이라고 할 수 있을 뿐이다.

가축과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대책은 미미하다.

약 6000㎡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와 가시오이 농사를 짓고 있는 어모씨(여·52·괴산군 괴산읍)는 “한낮을 피한다고 해도 아침, 저녁으로는 비닐하우스를 들어가지 않을 방법이 없는데도 언론에서는 정부대책이라며 폭염특보 발령 시 휴식을 취하라고 한다. 농촌현실을 너무 모르는 헛구호”라고 쓴소리를 했다.

폭염일수가 늘어나는데 따른 현실적인 대응책이 요구되고 있다.

가금류 농장을 운영하는 김모씨(59)는 “밤낮으로 열기가 식지 않는 올해 여름 같은 경우 가축피해가 크게 늘었다”며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폭염 대응책이 나와야 한다”고 토로했다.

농업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여름철 폭염일수가 해마다 늘고 있어 농업분야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을 새롭게 짜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폭염에 획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강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현장도 해마다 폭염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폭염으로 충북에서 5개 학교가 개학을 연기하거나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상당수의 학교 개학이 학사일정을 고수했다. 개학 이후에도 폭염이 지속하면서 일부 찜통교실에 대한 냉방시설 설치가 늦어지는 등 애를 먹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냉방기 설치 등 환경 개선에 집중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학교 찜통교실 해소를 위해 15년 이상 사용해 노후화된 냉방기 교체작업을 서두르기로 했다.

폭염일수 증가 등 기후변화에 따른 여름방학기간 조정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

일단 도교육청은 여름방학 기간 조정은 기상상황에 따라 탄력운영키로 했다. 대학입시와 실습을 앞둔 고교를 감안해 여름 방학 기간 연장이 어렵다는 학교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일부 일선학교 교사들은 "기후변화로 여름 폭염일수는 늘고 따뜻한 겨울이 지속된다면 방학기간 조정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폭염에 대비해 시설을 개선하는 것으로는 학교현장이 계절 날씨에 따른 피로도를 줄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금란·석재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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