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서 사람으로 전이 … WHO 1등급 발암요인 규정
사람서 사람으로 전이 … WHO 1등급 발암요인 규정
  • 신익상<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내과전문의>
  • 승인 2016.08.21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리코박터균
▲ 신익상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온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는 위 점막에 기생하는 나선균으로 환자에서 분리된 균주마다 서로 다른 유전체 구조를 가진 특이한 세균집단이다.

1994년 2월 미국의 한 회의에서는 헬리코박터균이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과 같은 소화성 궤양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제균이 필요하다고 했다. 헬리코박터균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시점도 이때부터다.

헬리코박터균은 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된다.

헬리코박터균이 어떤 경로를 통해 감염되는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대변이나 타액, 구토물 등을 통한 분변-경구감염, 경구-경구감염, 위-경구감염이 주된 경로로 알려져 있다.

주로 많은 사람이 집단생활을 하거나 사회·경제적으로 낙후된 집단일수록 감염률이 높다. 또 가족 내에서 이루어지는 감염이 많으며 특히 어린이의 감염은 주로 이미 감염된 어른에게서 전염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술잔을 돌리는 습관을 비롯해 여러 명이 수저를 이용해 한 그릇의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

어른이 음식을 씹어서 아기의 입에 넣어주는 일도 있어 헬리코박터균의 감염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헬리코박터균의 감염률은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의 저개발국에서 높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균에 감염되고 나면 균주의 다양성과 감염된 사람들의 감수성에 따라 다양한 상부 위 장관 병변이 발생한다.

헬리코박터균이 일으키는 위 장관 질병은 급성 위염, 만성 위축성 위염, 비궤양성 소화 불량증, 위궤양, 임파종, 십이지장 궤양 등이다.

특히 십이지장궤양 환자의 90% 이상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있으며 이 세균을 제거하면 궤양의 재발률은 감소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암을 일으키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헬리코박터균을 인간에 대한 1등급 발암 요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모든 사람이 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있으면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이 있는 경우나 변연부 B세포 림프종을 앓는 경우라면 헬리코박터균을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위염이 심하거나 소화불량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내과의 진료를 보고 담당의사의 판단에 따라 치료해야 한다.

두 가지 항생제와 강력한 위산 억제제를 병행하여 치료하는 것이며 7~14일 정도 복용하면 90% 이상의 균 제거율을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