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의 배
돌의 배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6.08.17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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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문  태  준

강가에 가 둥글둥글한 돌을 보네
물의 큰 알들
살찐 보름들
강가에 가 돌의 배를 만져보네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
세월은 흘렀으나
배가 아르면
이런 욱욱한 돌로
배를 문지르던 날이 있었네

 

 



# 여름날 차가운 계곡물에서 놀다 입술이 시퍼레질 즈음이면 물 밖으로 나와 햇볕을 쬐던 기억이 있습니다. 턱이 부딪혀 들들들 떨리면 땡볕에 덥혀진 강돌을 주워 시린 배에 올려놓기도 했지요. 따끈한 온기가 퍼지고, 생쥐같이 젖은 서로의 모습에 깔깔 웃던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한 편의 시가 주는 행복은 잊고 있던 기억을 문득 돋아나게 하는 일입니다. 돌의 온기가 전해지듯 따스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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