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증상·위장장애 등 발생 … 생활습관 개선 도움
호흡기 증상·위장장애 등 발생 … 생활습관 개선 도움
  • 이상록<청주성모병원 알레르기 감염내과 과장>
  • 승인 2016.08.15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여름의 복병 ‘냉방병’<건강칼럼>
▲ 이상록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현대과학의 발달로 우리의 삶은 더 편안해졌지만 그로 인해 냉방병이라는 새로운 현대병이 생겨났다. 냉방병은 아직 의학적으로 뚜렷하게 정의된 병명은 아니다. 다만 에어컨을 사용하면서 우리 신체에 발생하는 건강상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의미한다고 보면 무리가 없다.

냉방병의 가장 큰 원인은 환기 부족으로 인해 건물 내에 유해물질이 축적돼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체는 외부의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체온조절을 담당하는 중추는 시상하부라는 뇌의 한 부분으로 체온이 올라가면 이곳에서 혈관을 팽창시켜 열을 발산하게 하고 땀을 배출해 체온을 떨어뜨리게 된다.

우리가 초여름에 온도가 올라가 더워지면 두통과 불면증, 소화불량에 1~2주 시달리다 자연스레 낫는 것도 자율신경계가 신체를 여름철 환경에 적합하게 조절하는 것 때문이다. 하지만 냉방기를 강하게 사용하게 되면 실내외 온도차가 커져 자율신경계의 혼선을 가져오게 되고 마침내 견디지 못하고 탈이 나는 것이다.

냉방병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여름인데도 감기에 잘 걸리고 한기를 느끼는가 하면 두통을 호소하고 피로감이나 어지럼증, 코나 목에 자극적인 느낌을 갖기도 한다. 냉방병, 더 정확하게는 냉방증후군은 실내외의 온도차가 5도가 넘는 냉방 사무실이나 일반 가정에서 장시간 머물 경우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체내 생리작용의 부조화에서 비롯된다. 증상은 호흡기 증상, 전신증상, 위장장애, 여성 생리변화 및 기존 만성병의 악화 등이다.

호흡기 증상으로는 감기에 자주 걸리고 또한 감기에 한 번 걸리면 잘 낫지 않으며 목이 답답하거나 가래가 낀 것 같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다. 전신증상으로는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이 흔하며 어깨, 팔다리가 무겁고 아픈가 하면 몸에 한기를 느끼기도 한다.

위장장애로는 소화불량과 하복부 불쾌감, 더 나아가서는 설사 등을 들 수 있으며 여성의 생리증세로는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생리통이 심해지는 것이다. 냉방병에 약한 사람은 이미 기존질환을 지니고 있는 만성병자로 특히 심폐기능 이상 환자, 관절염 환자, 노·허약자, 당뇨병 환자 등은 더 고생하게 된다.

냉방병은 에어컨 바람에 장시간 노출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통과 무력증을 느끼게 되므로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더위를 참고 냉방기구 사용을 중단한다면 며칠 이내에 증상이 좋아진다. 따라서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냉방기구를 끄고 충분히 환기를 시킨 다음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찜질 등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인체는 찬바람이 직접 닿지 않도록 하며 냉방된 방에서는 적당히 얇은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땀에 젖은 옷은 항상 갈아입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틈틈이 바깥바람을 쐰다.

냉방병은 생활습관의 개선으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냉방기구 사용시 실내·외 온도차이를 5도 안팎으로 유지하며 1시간 간격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시켜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같은 냉방병의 예방을 위해서는 여름에도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몸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