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희망의 중심에 충청타임즈가 함께 하길
언론, 희망의 중심에 충청타임즈가 함께 하길
  • 오창근<충북참여연대 사회문화국장>
  • 승인 2016.08.11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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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오창근

“제가 외교부 사람이나 학자들 만나서 이야기하면 뭐라고 그러는지 아십니까. 전문대 나온 놈이 뭘 아냐 그럽니다. 전문대 나온 나도 안다, 이 새끼야. 그러면 언론에 뭐라고 나오는지 아십니까. 김제동 성주시민들과 이야기하다 욕설, 새끼야만 편집해서 내보냅니다.”

얼마 전 성주에서 사드배치와 관련한 김제동의 연설문 일부분이다. 화려한 언변과 진정성을 보고 감동한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던 것이 과연 보수언론이 그가 말한 대로 일부분만을 편집해서 방송할까 하는 것이었다.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보수신문은 ‘“성주 촛불집회 찾은 김제동 뻑하면 종북이란다. 이 XX들아” 논란’이란 제목을 뽑았다. 설마가 역시나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 누군가의 말처럼 ‘개 한 마리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나머지 수백 마리의 개가 덩달아 짖는다. 맨 처음 짖는 개는 그림자라도 보고 짖지만 나머지 개들은 자신이 왜 짖는지도 모른 채 울부짖는다’라는 말처럼 본질보다는 드러난 현상에 집착하는 것이 세상인심이다. 그래서 언론이 무섭다.

성주를 다녀왔다. 성주읍 전체가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현수막으로 빼곡했다. 저녁 여덟시가 가까워오자 군민들이 군청 광장에 집결했다. 28일째 집회인데 매일 800여명가량이 모인다고 했다. 노인들과 학생들, 가족단위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투쟁보다 문화제에 가까웠다. 그러나 사드 반대를 주장하는 그들의 의지만큼은 바위보다 단단했다. ‘왜곡보도 일삼는 ㅇㅇ일보 규탄한다’라는 현수막이 광장 근처에 나부꼈다.

근처 커피숍 주인은 “처음에는 우리 동네에 사드배치 반대를 위해 모였지만 공부를 하다 보니 왜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되면 안 되는지 압니다.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도 미안한 맘을 갖고 있습니다. 내 일이 아니라 무심했는데 당해보니 그분들도 우리처럼 왜곡된 보도와 은폐로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란 말과 더불어 찾아와 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얼마 전 성주의 유림들이 성균관·청와대 방향으로 늘어서서 문묘향배(文廟向拜)를 한 뒤 청와대를 향해 부복한 채 상소문을 읽는 모습을 TV로 본 적이 있다. 집회 사회자의 질문에 큰 소리로 ‘투쟁’으로 화답하는 성주군민의 모습과 갓을 쓰고 청와대를 향에 엎드렸던 유림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그 행간에서 성주의 고민을 읽을 수 있었다. 투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것도 확인했다.

언론은 붓으로 말을 한다. 말장난도, 웅대한 담론도 붓끝에서 나온다.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엄청난 변혁도 뾰족한 붓끝에서 나온다. 관점에 따라 사건의 해석은 다를 수 있지만 진실은 바뀔 수 없다. 연예인 성추문을 놓고는 시사전문가들이 보여 시시콜콜 정황을 설명하면서 대기업 총수의 성매매 사건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언론의 카르텔을 보며 공정성은 차치하더라도 사실그대로 보도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레기란 자조적인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언론에 대한 비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모두 다 그렇지 않다는 항변이 있기에 희망을 품는다. 지역민의 사랑을 받아온 충청타임즈가 창간 11주년을 맞았다. ‘하루살이’ 같은 지면의 수명이 해를 거듭할 수 있는 것은 사건이 있어서가 아니라 달라질 거라는 희망 때문이다. 그 희망의 중심에 충청타임즈가 함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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