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김 종 길
소나기 멎자
매미 소리
젖은 뜰을
다시 적신다
비오다
멎고
매미 소리
그쳤다 다시 일고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가는가
소나기 소리
매미 소리에
아직은 성한 귀
기울이며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보내는가
# 여름은 소리로 옵니다. 후두둑 소나기가 지나가고, 악을 쓰며 줄기차게 울어대는 매미가 뜨겁게 뒤따라옵니다. 폭염에 발이 묶인 동안에도 소리는 텅 빈 도시를 적십니다. 소나기와 매미가 번갈아 차지하는 도심의 한복판을 한여름 풍경이 뜨겁게 지나갑니다. 가만히 귀만 열고 이렇게 지나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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