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마스터십 도시마케팅으로 접근하자
무예마스터십 도시마케팅으로 접근하자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6.08.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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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타지역 출신들이 바라보는 충북은 양반의 고장, 교육의 고장 등 정(靜)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이런 충북에서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가 열린다. 시연이 아닌 겨루기로 아주 동(動)적인 이미지가 강한 스포츠다.

충북도에서 왜 하필 무예대회가 열리는 것일까. 충북과 무예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 많은 도민이 이런 궁금증을 갖고 있다.

충북도가 설명하는 무예마스터십의 역사적 배경을 보면 충북은 한반도의 중원이자 동북아시아의 중심지에 해당하고 삼국시대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충북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였던 곳이다.

조선시대 들어서는 임진왜란 당시 충북에서 조선과 명나라의 대륙세력의 무예와 해양세력인 일본의 무예가 맞붙기도 했다.

동아시아의 거의 모든 무예가 실전무대에 올라 효과를 입증한 무예만이 살아남았다. 이때 조선의 편전, 중국의 창, 일본의 칼이 그 이름을 얻기도 했다.

다소 궁색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전란을 겪지 않았던 곳이 어디 있었나. 전 국토가 전란을 겪었다.

역사적 배경이 있어 무예대회를 만든 것이 아니라 무예대회를 만들어 놓고 역사적 배경을 끼워 맞췄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이 때문이다.

도는 이 대회를 국제대회로 계속 키워나갈 생각이다. 그렇다면, 명분과 근거가 약한 역사적 배경 말고 도시마케팅 전략으로 접근하면 어떨까.

1998년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에스토니아 국가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포럼에서 에스토나아의 외무부장관 투머스 일브스는 “아이슬랜드(Iceland)는 세상에서 최악의 마케팅 사례”라고 주장했다.

아이슬랜드 태생의 탐험가 리프 에릭슨은 자신이 태어난 땅의 이름이 아이슬랜드라고 지어져 아무도 이 땅에 오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새로 발견한 옆의 섬 이름을 ‘그린랜드(Greenland)’라고 지었다. 이 이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주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도시마케팅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는 사례다.

1975년 뉴욕시는 재정 적자로 경제적 위기에 봉착했다. 도시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관광객을 위치하기 위해 도시 홍보전략으로 하나의 슬로건을 만들었다. 그것이 ‘아이 러브 뉴욕(I Love NY)’이다.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도시의 로고가 됐다.

세계 3대 축제로 독일의 ‘옥포버페스트’, 브리질의 ‘리우카니발’, 일본의 삿포르 ‘눈’축제가 꼽힌다.

이들 축제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첫째, 그 지역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엔터테인먼트나 휴식과 같은 쉬운 테마나 목적을 다루고 있다. 셋째, 이들 축제는 관광객들이 단지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이다. 넷째, 행사 과정에 지역의 시민들과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들로 이들 축제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축제가 됐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선수만 초청해 보여주는 정도의 행사만으로는 대회가 성공할 수 없다.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여야하고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만 한다.

무예를 스포츠 경기화하고 생활체육으로 육성할 뿐만 아니라, 건강·웰빙, 영화·애니메이션·게임 등 고부가가치 무예 콘텐츠산업을 육성하여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 충북도가 이 대회를 만든 취지다.

대회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기 위해 무예마스터십에 도시마케팅의 옷을 입혀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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