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남자의 별명
그때 그 남자의 별명
  • 박숙희<문화관광해설사·아동문학가>
  • 승인 2016.08.0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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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 박숙희<문화관광해설사·아동문학가>

마음의 문을 열고 더 자세히 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를, 가진 것 없이 줄 수 있는 삶으로 반추하려는 「직지」상권 스물세번째 이야기는 남양 혜충국사(南陽慧忠國師)의 또 다른 말씀이다. 전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부산 화엄사 주지 각성 스님의 ‘직지’번역 및 강해(1998년) 등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혜충국사에게 어떤 스님이 “교에서는 유정이 부처가 된다고 하는 것만 보이고 무정물이 수기 받음을 보지 못했습니다. 또 현겁의 천불 가운데 어느 누가 무정 부처입니까?”하고 물으니 혜충 국사가 말씀하시기를 “황태자가 왕위를 받지 못할 때에는 오직 한몸이나 왕위를 받은 후에는 국토가 모두 왕에게 속하나니 어찌 국토가 따로 왕위를 받는 것이 있겠느냐? 지금 다만 유정물이 수기를 받아서 부처가 될 때 시방국토가 모두 이 비로자나 부처님의 몸이니 어찌 다시 무정물이 수기를 받는 것이 있겠느냐?”

유정(有情)은 중생이란다. 중생이 마음을 닦아서 성불한다고 하는 말이 경전에 나오는데, 나무나 돌 따위 무정물이 성불해서 수기를 받는다고 하는 말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이겠다. 즉 그런 말은 경전에 없다는 것.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모르고 스쳐가는 것일는지도… 현겁은 현재의 겁이란다. 현겁에 천불이 나온다는데 석가모니 부처님과 미륵불도 이 현겁에 나온단다.

위 혜충국사 말씀은 황태자는 이다음에 임금이 될 분인데 임금이 되기 전 황태자의 지위에서는 자기 한몸일 뿐이고, 국토가 자기와 관련된 것은 없겠다는 것. 온 천하가 황제의 소관이지 황태자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군주 사회에서는 전체가 다 임금의 것이다.

詩經에 나온다는 말을 옮겨 본다. 여러 하늘의 밑이/ 임금의 나라가 아닌 것이 없으며 국경선 안의 모든 것이/ 임금의 신하 아닌 것이 없다.

대한민국도 사유재산을 인정하지만 그것도 어느 층만 인정하지 땅 밑으로 깊이 들어가면 개인 것이 아니다. 화엄경에서는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을 많이 한단다. 의보(依報)가 바로 국토이고 政報는 비로자나 부처님인데, 이 둘이 같은 것 같지만 의정불이(依正不二), 의정일여(依正一如)이란다. 그러므로 무정물이 수기를 받는 것이 따로 있을 것은 없다는 것이겠다. 유정물이 수기를 받아서 성불할 때 무정물도 성불이 동시에 따라서 된다는 것이다. 즉 유정이 성불할 때 무정도 따라서 성불한다는 것이겠다. 유정물과 무정물이 둘인 것 같지만 둘이 아니고 무정물도 성불하는 도리가 있는 것이라는 것이겠다.

나라 임금이 입는 옷은 나라 임금과 똑같이 소중한 것. 즉 그 옷은 별것도 아니지만 나라 임금이나 권위가 똑 같다는 것 아닐는지.이는 임금이 입던 옷은 무정물이라면 나라 임금은 유정물이라는 것. 그래서 임금의 옷도 임금과 똑같은 권리를 가진 것이라는 것이겠다.

요즈음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크게 이슈 되고 있다. 실제로 이 작전은 성공확률 5000대 1이었단다. 불가능에 가까웠던 그 작전. 첩보전영화다. 이 작전을 가능케 한 ‘This man’이란 별명을 가진 한국 전쟁의 4대 영웅이었던 그 남자 등이 서울에서 주둔했던 북한군의 위치와 현황 등 상세첩보를 유엔 사령부에 보낸 것. 또한 어느 소년병의 진정한 군인 정신은 유정물을 위한 무정물 아니었겠는지. 이렇듯 북한의 ‘핵’과 관련하여 ‘사드 배치' 의 참과 거짓. 즉 국익을 위한 유정물과 무정물의 고민을 깊이 하여 어떤 경우든 국민이 모두 화합해야 할 작금이 아니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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