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안덕벌 예술의거리 졸속 논란
청주 안덕벌 예술의거리 졸속 논란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6.08.0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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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총 사업비 60억 중 54억 기반시설 투입 계획

주민들 “도시재생 아닌 도시개발사업” 불만 고조

예술인들 “예술가 없는 거버넌스 … 취지 변질됐다”

청주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 중인 ‘안덕벌 예술의거리 상권 활성화사업’이 당초 기획과는 달리 개발에 치우치면서 졸속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사업비 60억원 중 시설비에 21억원, 토지매입보상비에 33억원이 책정되면서 도시재생이 아니라 도시재개발사업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3일 청주시는 내덕2동주민센터에서 ‘안덕벌 예술의거리 상권 활성화사업’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용역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개된 사업계획을 보면 총 사업비 60억 중 54억원이 기반시설에 투입되는 등 개발에 치중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업은 도시농업공원 및 오픈스페이스 조성, 택시승강장 조성, 가로환경개선,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 진입부 경관개선, 주차장조성, 안내판 설치 등 기반시설에 집중돼 있다.

주민 이모씨는 “지난해 이 사업을 공모했을 때는 주민공동체를 살리는 취지로 기획했다”면서 “하지만 주민설명회에서는 토지보상비와 시설건립 예산이 대부분 책정되고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에는 예산을 쥐꼬리만큼 책정했다. 사업의 취지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에 선정된 후 1년이 넘도록 아무 말이 없다가 갑자기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면서 “주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채 추진돼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업계획에 대해 안덕벌 거주 예술인들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조송주 문화기획자는 “이 사업은 주민공동체 합심 프로그램을 통해 하나의 행복한 마을이란 문화적 공감대를 회복해보자는 것이 사업의 큰 맥락이었다”면서 “거리를 특성화하는 방식으로 ‘예술 서식처’를 마련해 지역예술가들을 마을로 유치하고 ‘문화 서식처(사랑방)’를 활성화해 주민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사업이 1년 만에 도시재개발사업으로 변했다”고 꼬집었다.

또 “총사업비 60억 중 54억이 기반시설 사업비로 투입되고 사업연구용역비 1억8000만원을 제외하면 주민역량강화, 문화예술프로그램 운영, 공동체 활성화 사업 등에는 3년간 4억원이 지원될 뿐”이라며 “민관거버넌스 협력으로 진행되는 사업인데도 거주 예술인은 배제하고 운영하고 있다. 사업 취지가 개발논리로 변질돼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업계획에 대한 주민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업계획과 관련해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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