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소통
대화와 소통
  • 송홍영 청주 상당 노인복지관장(신부)
  • 승인 2016.08.0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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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송홍영 청주 상당 노인복지관장(신부)

라디오를 듣다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 ‘52’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고자 찾아보았는데요. 이 고래가 ‘52’ 라는 독특한 이름을 갖고 있는 이유는 52Hz, 정확하게는 51.75Hz 주파수로 소리를 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통상적으로 보통의 고래들은 12∼25Hz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이 고래는 특이하게도 52Hz의 주파수를 내는 것입니다.

이 고래가 처음 발견된 건 1989년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의 수중 청음 장치를 통해서라고 합니다. 이후 미 해군은 다른 고래들과 달리 이 고래만이 내뱉는 특이한 음역 주파수의 이름을 따서 ‘52’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우즈홀 해양연구소에서는 20여년에 걸쳐서 이 고래를 추적해왔지만, 깊은 바다 속에서 여러 차례 52Hz의 소리가 관측되기만 했을 뿐, 한 번도 그 실체를 본 적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통 무리를 이루어 살아가는 고래들과 달리 고래 ‘52’가 드넓은 바다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니 사람도 때로는 누구나가 가장 외로운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만남 속에서 이런저런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려하고,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으려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한다면 그 만남 속에서 온전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순 없을 것입니다.

가정 내에서, 직장 내에서, 정부와 국민 사이에서,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 등등….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힘들어 하고, 급기야 투쟁이나 폭력으로 치닫는 모습을 우리는 적잖이 보게 됩니다. 많은 만남 속에서 많은 말들이 오고 가지만 여운이 남는 말 한마디 없이 공허함이 찾아온다면 그것은 참된 대화가 아닐 것입니다.

많은 말을 내뱉기보다,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한마디의 말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가 자기 주장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에 먼저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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